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저희 아빠는 CJ택배기사 입니다. 아빠는 아프셔도 병원을 갈수가 없어요. 대신 배달을 하실분이 없어서 수술을 했어도 며칠만에 일을 해야 했어요. 대통령님 (아빠) 아플때 하루라도 쉬게 해 주세요" 택배노동자 가족의 편지 내용이다. 

최근 '주당 노동시간 52시간'통과로 장시간 노동의 폐해가 사회적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택배노동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20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노동자들이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빨리 노예같은 노동을 근절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선규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은 "택배 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13시간을 근무하는데 이 중 7시간은 택배 업무와 상관 없는 분류 작업을 공짜로 하고 있다”며 “과로로 인해 매순간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힘없는 사람을 무시하고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면서 "회사 측이 교섭에 나와 자신의 책임을 이행하고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 52시간 근로를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기업들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택배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는 여기에서 철저히 소외됐다"면서 "기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택배연대노조는 조합원들이 작성한 '택배노동자 장시간 노동 해결' 촉구안을 택배상자에 담아 청와대에 전달했다. 상자 안에는 직원들이 작성한 자필편지와 함께 이들의 가족사진 등이 담겼다.    

앞서 택배연대노조는 지난달 26일 공짜노동 분류작업 개선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CJ대한통운이 성실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경주와 광주에서 진행되는 분류작업 거부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해 나가고 있다.

또한 국민청원을 통해 "공짜노동 분류작업 실태"를 알리며 "원청 CJ대한통운 교섭 촉구"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전국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1000여명에게서 서명을 받았다. 현재 택배연대노조는 대부분 CJ대한통운 출신 택배 노동자들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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