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지난 6.13지방선거는 예상대로 진보 여당의 승리로 돌아갔다.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을, 국회의원 재보궐결과는 12곳 중 11곳을 휩쓸어 압승을 거뒀지만 보수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처참한 결과를 맞이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구ㆍ경북만 수성했을 뿐, 보수 야당의 텃밭으로 불렸던 부산 경남 울산까지 모두 자리를 내어줘야만 했다. 한국당 강세지역이라고 분류되는 강남3구 중에서도 서초에서만 겨우 승리를 얻었다. 이번 선거 결과만으로 본다면 한국당은 이제 영남 기반의 '전국정당'이 아닌 대구·경북의 '지역정당'이 된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집권해 온 문 정부의 지지율 고공행진과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의 발현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당을 지지하는 것과 별개로 유권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눈에 띄는 반성이 없는 보수정당에 대한 반감과 자기혁신을 추진하지 못하고 네거티브에만 의존하려는 보수정당의 전략에 등을 돌렸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 유권자들은 보수적통을 주장하는 한국당에게 표심을 던지지 않았을뿐더러, 여당을 견제할 힘을 몰아주지도 않았다. 중도개혁보수를 주장하는 바른미래당은 더 철저하게 외면했다.

이는 오만과 독선 그리고 보수가 보수를 죽이는 전략공천 깜도 안되는 인물을 공천하고 싸우게 만드는 한국당이 만든 경남 선거패배의 주 원인이다. 선거 패배의 원인을 찾기 보다는 사퇴에 책임지는 방식으로 연례행사처럼 진행 됐던 지도부 교체로 이뤄지는 비정상적인 쇄신은 더이상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한국당은 오늘부터 중앙당 해체를 선언한다”며 “지금부터 곧바로 해체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갈등을 빚으며 탈당과 분열이 오가고 있다.

물론 참패의 보수 정당은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 단 공학적 차원에서의 이합집산은 안된다. 이미 공학적 접근은 바른정당 창당과 바른미래당 합당 실험으로 한차례 실패했다. 가치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논쟁하고 혁신해야한다. 이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개혁성과 도덕성을 갖추면서 4차혁명이란 시대정신까지 따라가는 질적인 변화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보수정당은 이제 견제와 이념의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개혁보수 등 세계적 변화에 대응하라는 지적이다. 이제 야당은 야당답게 선명성을 가지고 헤쳐모여로 갈 것인지 지도부들을 신뢰하지 않은 국민적 염원은 어떤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민심을 회복할 것인지 주목된다.

보수정당, 특히 자유한국당은 절실한 반성을 수반하고 네거티브를 지양하는 진정한 ‘보수다운 보수’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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