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자유한국당은 지난 15일에 이어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방선거 이후 두 번째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날 의원총회는 ‘중앙당 해체’, ‘전권을 갖는 외부혁신비대위 구성’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의 당 혁신안 추인을 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정작 당 혁신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간 갈등만 부각됐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총회에서 “앞으로 어떤 계파 간 갈등이나 또 계파 간 목소리를 통해서 우리당이 이해관계에 따라서 분열하고 또 다시 싸워야 하는 구조는 저의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며 계파 갈등을 경계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한국당의 계파 갈등은 지난 19일 언론에 노출된 박성중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로부터 시작됐다.

박 의원의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는 내용과 일부 의원들의 실명이 적혀 있어, 이에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의원은 의총이 열리자 자신의 메모에 대해 “당시 일부 의원들과 함께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원들의 발언을 메모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박 의원의 해명에도 친박계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해야 한다”거나, “박 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등의 반발 자세를 취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일부러 언론에 흘렸단 말까지 나왔다” 주장했으며, 또 다른 의원은 “논란을 키워 해당행위를 했으니 출당 조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재선 의원도 "(해명에 대해) 당사자들이 수긍하는 분도 있는데 팩트 여부를 떠나 감정적인 골이 좀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의 메모에 등장한 김진태·이장우 의원 등이 “계파 갈등을 조장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경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총 내내 이 같은 계파싸움만 오갔다. 의총 도중 바깥으로 나온 정양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성중 의원 메모와 관련해) 진위를 떠나 (양 계파 간) 감정적 골이 깊은 것 같다”고 밝혔으며,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또다시 계파싸움을 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의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수습과 앞으로 진로 대해서 많은 의견들이 제시됐다”며, “앞으로 당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쇄신과 개혁을 통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총은 5시간 넘게 진행된 뒤 오후 3시20분께 끝났으며, 의원총회에는 한국당 의원 전체 112명 중 8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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