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의 야심작 ‘홈플러스 스페셜’, 유통업계서 혁신 일으킬까?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 참석해 ‘홈플러스 스페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사진=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홈플러스 스페셜’(Homeplus Special)은 오로지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해 만든 새로운 매장 형태다. 변화하는 대내·외 유통 환경 속에서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으로 고객만족을 실현시키겠다는 각오와 집념을 가득 담았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 참석해 이 같이 말하며 ‘홈플러스 스페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이브리드 매장’을 추구하고 있는 ‘홈플러스 스페셜’은 전통적인 대형마트(hypermarket)와 코스트코 등으로 대표되는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유통채널이다.

이는 앞서 임일순 사장이 지난 3월 열린 ‘사업전략 간담회’에서 올해 가장 역점을 둔 사업 중 하나로 소개했을 만큼 홈플러스의 자존심이 걸린 신(新) 사업 모델 중 하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임일순의 야심작’으로 일컫기도 하는 상황.

특히나 국내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라는 수식어와 함께, 굳이 유통업계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오너일가가 아닌 지도자이자 ‘유리천장’을 깬 대표적 인물로 손꼽히는 임일순 사장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점에 더욱이 그 성과에 대한 이목이 쏠린 상태다.

특히나 이날 미디어 투어를 펼친 목동점은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오픈한 대구점과 서부산점에 이어 3번째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이자 서울 1호점이라는 타이틀을 어깨에 짊어 진만큼 더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이 자리한 상권의 경우 서울 서부권의 유통 격전지로 일컬어지는 위치라는 점에서 더욱이 돋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

해당 점포 인근에는 이마트 목동점이 자리하고 있다. 도보로 10분 거리(약 700m)에 위치한 것은 물론, 위치적 접근성 역시 우수한 탓에 홈플러스 목동점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수를 자랑한다.

새롭게 태어난 목동점이 창고형 할인점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코스트코 양평점(직선거리 1.6km)과 롯데 빅마켓 영등포점(직선거리 2.7km)이 위치하고 있다. 심지어 이 두 점포의 경우 ‘회원제 운영’으로 이미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도보 5분(약 300m) 거리에는 행복한백화점 내 킴스클럽과 현대백화점 목동점이 위치하고 있다. 인근 주거고객의 소비수준을 참고하면, 이 두 점포 역시 경쟁점포에 속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해당 상권은 유통업의 집합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경쟁사가 자리했다. 그럼에도 성과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클 수밖에 없는 (서울) 1호점을 목동으로 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임 사장이 ‘홈플러스 스페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것이 아니겠냐는 평가가 잇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유수정 기자

해당 점포의 가장 큰 특징은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ybrid Discount Store)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창고형 할인점이 벌크 형태 혹은 박스 상품 등 대량구매만을 가능하게 해놓은 것과는 달리, ‘홈플러스 스페셜’은 일반적인 대형마트의 판매 및 진열 형태에 박스 단위의 대용량 상품을 추가로 구성했다.

한 마디로 눈높이에 보이는 상품은 기존 홈플러스와 동일하지만, 매대 하단에는 대량 구매 상품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배치했다는 말이다.

‘허리를 숙이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스페셜 매장의 홍보 문구가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고객 소비 패턴에 따라 낱개 상품과 대량 구매를 자유자재로 택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신선식품의 소량 판매를 통해 창고형 할인점이 갖는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했다. 여기에 베이커리 및 델리 등을 포함한 클럽(CLUB) 상품까지 중량을 두 가지(소량·대량)로 나눠 구성했다. 이 같은 강점은 고객들이 ‘홈플러스 스페셜’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유수정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인근의 수많은 경쟁사 대신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을 얼마나 찾을지는 아직은 미지수인 상황이다.

매장을 이용한 고객들이 ‘스페셜’ 점포만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를 입소문내기까지는 사실상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울 1호점이라는 부담 아닌 부담 탓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기 위한 초기 마케팅 방안이 필요할 터.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측은 “서울지역 첫 ‘하이브리드 점포’이자 유통업계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신개념 모델에 오픈 이전부터 이미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초기 홍보를 위해 목동점만의 특별한 마케팅 방안을 마련한다기보다는 DM발송 등을 통해 푸드코트 리뉴얼 및 모던하우스 입점 등 매장을 확연히 바꿨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는 것이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너트, 생수 등과 같이 ‘스페셜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소개하는 것이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대구점과 서부산점이 오픈 2주 만에 객단가 45% 가량을 상승시킨 것처럼,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신개념 모델이 업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는 오는 8월까지 10개 점포를, 올해 말까지 2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 오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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