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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최혜진 기자] 서울중앙지검 수사 지휘 라인에 첫 여성 차장검사가 발탁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대검 검찰과 인사담당 부부장 등 남성 전유물로 여겨져 온 법무·검찰 핵심 보직에 여성 검사가 두루 배치돼 이목을 끈다. 검찰 내 성추행 피해를 폭로해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통영지청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도 성남지청 부부장 검사로 승진했다.

법무부가 전날(13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고검 검사급·중간간부 인사에서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 검사 자리에 이노공(49·26기)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이 보임됐다. 서울중앙지검 차장 자리에 여성 검사가 발탁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는 여성 검사 비율이 전체 검사의 약 30%에 달하는 점 등을 고려해 이번 인사 핵심 보직에 여성 검사를 두루 배치했다. 서인선(44·31기)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김윤선(42·33기) 검찰과 인사담당 부부장도 해당 보직에 처음으로 여성이 앉게 된 경우다. 대검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인권기획과장 자리에도 여성인 이영림(47·30기) 부장검사가 임명됐다.

이와 함께 대검 수사지원과장, 법무부 공안기획과 검사, 대검 형사2과장, DNA·화학분석과장 자리에도 김남순·홍희영·한윤경·김윤희 검사가 임명되는 등 주요 보직 다수가 여성 검사 몫이 됐다.

성추행 피해 이후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며 검찰 내 문제를 지적해왔던 서지현 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부부장 승진과 함께 재경지역인 성남지청에 보임됐다. 임은정(44·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임 검사는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상부 방침을 어기고 ‘백지 구형’한 인물로 유명하다. 검찰 내 문제가 벌어질 때마다 소신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반면, 전 정부 적폐를 수사하고 관련 재판을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윤석열 호’ 지휘 라인은 그대로 유임됐다. 삼성 노조 관련 의혹사건 수사와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수사를 각각 지휘해 온 박찬호(52·26기) 2차장과 한동훈(45·27기) 3차장이 유임됐다. 이는 사안의 연속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특수 2·3·4부장도 유임됐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을 수사했던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을 수사하는 특수1부장으로, 김성훈(43·30기) 공공형수사부장이 공안2부장으로 이동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벌였던 신자용(46·28기) 특수1부장은 법무부 검찰과장에 보임됐다.

법무부 장관을 보좌해 온 심재철(49·27기)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은 법무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문홍성(50·26기) 현 법무부 대변인은 대검 검찰연구관으로, 대검 주영환(48·27기) 대변인은 직을 이어가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가 서울동부지검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만들어지는 사이버수사부장은 김태은(46·31기) 인천지검 부부장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에서 간판이 바뀌는 과학기술범죄수사부는 조용한(46·30기) 창원지검 진주지청 형사1부장 검사가 이끈다.

이와 함께 대검에 인권부가 신설되는 등 검찰 인권 보호 기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함께 단행됐다. 해당 부에는 박종근·김영현·박상진·전준철·엄희준 검사 등 인권수사자문관 5명이 배치돼 특별수사 등 검찰 주요 수사에 대해 ‘악마의 변호인’ 입장에서 자문을 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금번 인사의 부장 보임은 근무실적뿐만 아니라 청렴성 및 리더십, 수평적 조직문화에 대한 공감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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