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북한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회담을 갖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북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장성급 회담을 계기로 한국전 참전 미국 유해발굴 및 송환이 11년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한국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송환 문제 관련해, “북한이 이미 발굴한 유해 송환을 포함해 다음 단계의 협조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 간의 실무협의가 16일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날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과 장성급 회담을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회담은 생산적이었고 협력적이었으며 확고한 약속들로 귀결됐다"고 평가하며, "양측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5천300명으로 추정되는 미국민의 유해를 찾기 위한 현장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북한에 있는 미군 전사자 유해발굴은 1990년에 시작돼 2007년까지 443구의 유해가 미국으로 송환됐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게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미군 유해 송환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사항임을 강조한 것으로, 양측은 정상회담 공동성명 제4항에서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장성급 회담은 당초 지난 12일로 예정됐던 미군 유해송환 실무회담을 북측이 불참하면서 무산된 것을, 북한이 주한미군을 주축으로 편성된 유엔군사령부 측에 장성급 회담 개최를 제안하고 미국 측이 동의하면서 성사됐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약 2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회담을 진행했으며, 미국 측 대표단에는 공군 소장인 마이클 미니한 유엔군사령부 참모장이 포함됐고, 북측 대표단에는 미국과 같은 급의 인민군 장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와 북한군 장성급 회담은 2009년 3월 개최 이후 9년 4개월 만에 열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일부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이 남아 있지만, 초기 송환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으며, 미군은 지난달 하순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 개를 판문점으로 이송한 이후 차량에 실어놓은 채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 대기시켜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유해송환 문제의 진전을 계기로 비핵화 후속협상도 순항을 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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