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신세계 제공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계열사 간 지분 이동 및 승계 작업을 통해 3세 경영시대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는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남다른 행보가 단연 돋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유독 적극적인 사업 확장 및 성과를 내고 있는 이들이 향후 유통가에서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신세계디에프에 따르면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18일 강남 센트럴시티에 강남점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는 신세계면세점의 두 번째 서울 시내 면세 업장이다.

1만3570㎡(3906평) 규모로 조성, 총 5개 층에서 운영되는 강남점의 경우 기존 면세점과 차별화된 MD구성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객단가가 높은 개별 관광객의 적극적인 유치를 위해 럭셔리 슈즈, 액세서리, 워치(손목 시계) 카테고리를 강조한 것.

우선적으로 이들은 세계 면세 최초로 슈즈 브랜드 ‘마놀로 블라닉’과 이탈리아 슈즈 브랜드 ‘세르지오로시’를 단독으로 유치하고 나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케 했다.

아울러 ‘구찌’, ‘생로랑’, ‘끌로에’, ‘마크제이콥스’ 등 명품브랜드의 슈즈 및 액세서리 부분을 강화하고 ‘브레게’, ‘블랑팡’, ‘위블로’, ‘글라슈테 오리지날’ 등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도 적극 유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국내 제품 중 품질이 우수한 패션 잡화 브랜드들을 선별해 새롭게 오픈하는 강남점을 ‘K패션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패션 부문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보브’, ‘지컷’, ‘널디’ 등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국내 의류 브랜드는 물론 ‘파인드카푸어’, ‘로사케이’, ‘슈콤마보니’, ‘칼린’ 등과 같은 핸드백, 신발류까지 다양하게 구성하고 나설 방침이기 때문.

이에 대해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은 대기업 면세업체 중 가장 늦게 면세업계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브랜드 유치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고급화 전략을 펼친 강남점은 기존 시내면세점과는 또 다른 경쟁력을 내포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정유경의 이 같은 고급화 전략에 대한 성공 가능성은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의 성과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첫 선을 보인 시코르는 일명 ‘정유경의 야심작’으로 손꼽힐 만큼 정 총괄사장이 유독 애정을 쏟아 론칭한 브랜드다.

이는 그간 콧대 높던 해외 유명 코스메틱 브랜드를 백화점 밖으로 끌어내며 뷰티 시장에 있어 새로운 장을 개척하고 매출 증대로까지 이끌어 낸 것이 특징이다.

올리브영 등 H&B스토어와 로드샵 등이 뷰티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은 진출을 두고 성공 여부에 대한 우려감이 앞섰지만, 백화점 입점 브랜드를 적극 앞세운 고급화 전략이 통한 셈이다.

이마트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역시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과 마찬가지로 2018년 유통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걷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시장조사를 나설 정도로 기획부터 론칭까지 전 단계에 있어 심혈을 기울인 ‘삐에로쑈핑’이 개점 11일만에 누적 방문객 10만명을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기록해 더욱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달 28일 오픈 후 처음으로 맞았던 주말인 지난달 30일에는 입장 줄이 150m까지 늘어선 탓에 고객 안전을 위해 입장 제한 시간을 둘 정도였다는 후문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

정 부회장 역시 뷰티 부문에 있어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H&B 스토어인 부츠(BOOTS)의 공격적인 출점은 물론, 이마트 사상 최초로 해외 유통기업에 뷰티 전문점을 내는 성과까지 이룩한 것.

이마트가 운영 중인 자연주의 화장품 전문 브랜드 ‘센텐스’(SCENTENCE)는 오는 2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유통그룹인 ‘파와즈 알호케어’(Fawaz Alhokair) 사(社)의 쇼핑몰 ‘알 낙힐 몰’(Al Nakheel Mall) 1층에 20평(66㎡) 규모의 센텐스 사우디 1호점의 개점을 앞두고 있다.

한편,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 3개 계열사의 대주주 지분을 장내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취득했다. 이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그룹 상장사 주식을 모두 이마트에 매각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명희 회장이 지분 승계를 통한 경영분리 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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