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대출금리 인하 압박…일제히 인하 움직임

서울의 한 저축은행 영업점.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올리고 대출금리는 낮추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도 함께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몸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연 2.58%다. 전달보다 0.04%포인트, 전년보다는 0.43%포인트 오른 수치다. 24개월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2.66%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전년보다 0.42%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저축은행에서는 연 3%대 정기예금도 출시됐다.

SBI저축은행은 기본이율 연 3.0%, 최고 연 3.1%를 제공하는 ‘SBI스페셜 정기예금’을 지난 5월 내놨다. OK저축은행은 3년 만기 상품이지만 1년 만에 해지해도 약정금리 연 2.7%를 그대로 주는 ‘OK안심정기예금’을 이달부터 특별판매하고 있다. JT저축은행은 최근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일제히 0.1%포인트씩 인상해 조건에 따라 연 2.7∼2.95% 금리를 적용하게 됐다.

저축은행들은 이러한 움직임과 동시에 중금리 대출 상품을 조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이달부터 ‘가중평균금리 연 16.5% 이하,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70% 이상 취급’이라는 기존 중금리 대출 요건에 ‘최고 금리 연 20% 미만’이라는 새 기준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6개 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안에 28개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겠다고 공시했다.

OK저축은행은 최고 금리가 연 17.9%인 중금리대출 ‘OK히어로’ 대출을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중금리OK론’(최고 금리 연 18.9%)보다 최고 금리를 1%포인트 낮췄다. JT저축은행은 저신용 직장인을 주 대상으로 하는 기존 중금리 대출 상품을 개편해 고객을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까지 흡수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예금과 대출금리를 함께 올리지만,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는 올려도 대출금리는 못 올린다”며 “부실률과 비용 차이를 고려했을 때 대출 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은 ‘금리 조정’을 넘어 ‘고객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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