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의 모습. 2017.06.21./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제기한 정부와 장하성 정책실장 간 갈등설에 청와대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장 실장 갈등설 관련 "김의겸 대변인이 어제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정부 출범 이후에 박 전 의원과 대면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유감"이라고 표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장 실장 갈등설과 관련해 "언론인들의 추측이고 그 추측은 완전히 틀린 추측"이라며 "장 실장이 그런 말씀을 한 적도 없고 박 전 의원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고 강력 부인한 바 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공론화 된 것으로, 박 전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청와대와 정부 내 갈등설이 있다”며 “그 한 당사자를 얼마 전 어떤 자리에서 짧게 조우할 기회가 있었는데, ‘많이 바쁘시겠다’ ‘수고가 많으시다’라는 인사말에 예상외의 답이 돌아와 조금은 놀랐다”는 글을 게재했다.

박 전 의원에 의하면 이 청와대 인사는 “대통령 말도 안 듣는다” “자료도 안 내놓는다” “조직적 저항에 들어간 것 같다” “말을 할 수 없는 위치라 답답하다” “밖에 나가 인터넷 언론사라도 만들어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원은 “더러 행간이 보였던 그 갈등설이 꽤 심각한 상태까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요 며칠 사이 드러난 바로 보면 균형추가 이미 기운 것이 아닌가 싶다. 문자 그대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이 언급한 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겨냥했다고 추정했다. 박 전 의원과 장 실장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박 전 의원은 2주 전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장 실장으로 추정되는 해당 인물과 잠시 동석했다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아울러 그간 장 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이에 꾸준히 갈등설이 제기 돼 왔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원인으로, 장 실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앞세운 분배를 강조해 온 반면, 김 부총리는 혁신 성장을 바탕으로 한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장 실장 주도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놓고도 김 부총리가 속도 조절론을 공개 언급하며 갈등설은 정점에 달하기도 했다.

결국 청와대가 장 실장이 김 부총리와 정례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갈등설은 잠시 사그라들었지만, 박 전 의원이 공론화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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