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전문분야 지닌 인플루언서들, 연예인만큼 영향력 높아"

사진=현대홈쇼핑 '훗' / 롯데백화점 '네온'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유통업계가 너나없이 ‘인플루언서’ 모시기에 나섰다. 도대체 ‘인플루언서’란 무엇이며 이들이 가진 영향력이 어떻기에 백화점 등 유통 채널은 물론이고 뷰티·패션 업계까지 주목했을까.

인플루언서(influencer)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파워블로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지닌 사람, 혹은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의 플랫폼을 통해 1인 방송 등을 진행하는 이들을 총칭한다. 연예인이나 공인 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강점 덕에 유통업계는 ‘인플루언서’에 주목한 상황이다. 단순히 이미지만을 소비하는 연예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품 자체에 대한 신뢰감 등을 보다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에 있어서는 보다 효과를 이유에서다.

13일 현대홈쇼핑의 인터넷 종합쇼핑몰 현대H몰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패션·잡화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온라인 매장인 ‘훗’(Hootd)을 오픈했다.

현재 현대H몰 ‘훗’ 매장에 입점된 SNS 인플루언서는 8명으로, 이들의 총 팔로어 수는 약 140만명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한광범 현대홈쇼핑 e토탈패션팀장은 “인플루언서 브랜드들은 최신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하고, SNS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면서 스타일링 팁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일반 패션 브랜드 대비 가성비와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향후 ‘훗’에서 소개하는 브랜드를 온라인뿐 아니라, 현대백화점과 연계해 정기적으로 팝업스토어, 행사 등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홈쇼핑의 오프라인 매장인 ‘플러스샵과 TV 방송을 통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과 콘텐츠를 기획해 인플루언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사진=롯데백화점

이에 앞서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달 초 유통업계 최초로 유명 SNS 인플루언서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인플루언서 플랫폼’인 ‘네온’(NEON)을 오픈하고 향후 회사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키워나갈 만큼의 기대감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롯데백화점 측은 ‘인플루언서커머스 프로젝트팀’을 새롭게 구성할 만큼 최근 국내 패션업계에서 SNS를 활용해 개인이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1인 커머스’의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인플루언서들은 라이프스타일, 감성 소구 등의 컨텐츠를 활용하기 때문에 빠른 컨텐츠를 생산하고 쉽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부터 백화점 매장에서 진행한 ‘SNS인플루언서 마켓’ 팝업행사를 통해 평균 1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은 물론, 같은해 12월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본점에 인플루언서 여성의류 브랜드를 모은 인플루언서 편집매장인 ‘아미 마켓’을 오픈하고 월 평균 1억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롯데백화점 측은 “네온의 경우 현재 30여개의 브랜드를 보유 중이지만, 향후 이 규모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며 “최근 국내 유통업계에 1인 인플루언서의 상품이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네온’을 향후 롯데백화점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는 유통채널과 달리 뷰티·패션 업계 등의 경우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에 열중인 모양새다.

사진=에이블씨엔씨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뷰티업계다.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은 단순히 연예인 모델을 기용해 화장품 브랜드 및 제품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4월 MCN(Multi Channel Network) 마케팅 플랫폼 유커넥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K뷰티의 우수성을 알릴 콘텐츠를 제작할 뷰티 크리에이터를 장기적으로 지원 및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이준호 아모레퍼시픽 e커머스팀 팀장은 “차세대 미디어라고 손 꼽을 수 있는 MCN 산업과 디지털 역량 제고를 통해 글로벌 커머스로 발돋움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MCN 마케팅 플랫폼과 뷰티 크리에이터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디지털 IQ를 가진 글로벌 K-뷰티 기업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소셜 인플루언서에 광고 제작을 맡기는 모험으로 큰 성공을 이루기도 했다. 기존의 TV광고와는 다른 파격적인 ‘B급’ 콘셉트로 제작된 광고를 통해 바이럴 마케팅에 나선 결과 소비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

아울러 이들은 ‘체스’, ‘씬님’, ‘김기수’ 등 뷰티크리에이터와 함께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와 뷰티 노하우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 역시 화장품 성분 분석으로 유명한 뷰티 인플루언서 ‘디렉터파이’ 피현정씨의 초청 강연과 뷰티 크리에이터 ‘라뮤끄’의 메이크업 클래스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잠재 고객층 중 하나인 1020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인플루언서가 손꼽히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연예인과 달리 인플루언서의 경우 자신들이 가진 팔로워 등을 통해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기 때문에 잠재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더욱 열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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