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량 전월比 15만CGT 증가
신조선가 '바닥' 찍고 회복세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조선업계의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증가로 신규수주가 이어졌고, 바닥을 쳤던 신조선가도 상승세를 타서다.

14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만CGT(52척)로 전월 대비 38% 증가했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만에 200만CGT 이상 수준을 회복한 것.

이 중 절반에 가까운 97만CGT(22척)를 국내 조선사들이 따냈다. 경쟁국인 중국은 28만CGT(15척), 일본은 2만CGT(6척)를 수주했다.

지난 7월까지 누계실적도 우리나라는 645만CGT(148척)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중국은 501만CGT(234척), 일본은 159CGT(64척)를 수주했다.

신규수주 증가에 힘입어 수주잔량 역시 늘었다. 7월 말 기준 7597만CGT로 전월 말보다 15만CGT 증가했다. 중국과 일본이 각각 39만CGT, 35만CGT 감소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곳간을 꾸준히 채워나간 것이다.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조선가는 상승 폭은 적지만 회복세를 보였다. 7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28.4포인트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늘었다. 선종별 선가 추이는 유조선(VLCC)은 50만달러 오른 8950만달러를 기록했고, 컨테이너선(1만3000~1만4000TEU)은 1억1300만달러로 150만달러 상승했다. LNG선은 1억8000만달러로 6개월째 동결이다.

다만 조선 업황 회복세에도 조선용 후판 가격이 올라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철강사들이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분 반영이 불가피하다며 후판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여기에 노조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로 여름휴가를 보냈다. 현재 노조측은 기본급·성과급 인상 등을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임금동결, 무급휴직 확대 등으로 맞서고 있어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 여름류가 전인 지난 7월에는 노조가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회사의 수익성이나 재무구조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며 "현실적으로 노조의 요구를 반영하기 어려워 교섭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직 비상경영상황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했는데 노사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모두에게 득보다 실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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