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영업 등 강점 커졌지만…논란 의식에 'B급 감성' 축소로 '아쉬워'

사진=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정용진의 야심작으로 일컬어진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삐에로쑈핑’이 2호점을 통해 그간의 논란을 잠식시키고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려는 모양새다.

개점 2달여 만에 60만명의 방문객을 돌파, 일평균 1만여명의 고객들이 찾고 있는 1호점의 운영 노하우와 이에 빚어진 비판 등을 발판삼아 그간 이들에게 제기된 논란을 잠식시키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엿보였기 때문이다.

6일 이마트의 신(新) 사업으로 알려진 ‘삐에로쑈핑’ 2호점의 공식 오픈에 맞춰 찾은 동대문 두타몰은 흡사 ‘삐에로쇼핑’을 메인 사업 아이템으로 잡고 이를 적극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과거 ‘패션의 메카’였던 두타몰이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관광 코스로 굳어진 터에 내국인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

실제 두타몰 측은 “‘삐에로쑈핑’이 호기심 많고 적극적인 2~30대 젊은 고객을 추가 유입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쉐이크쉑’, ‘노브랜드’ 등에 이은 ‘삐에로쑈핑’의 입점은 두타몰·면세점 및 인근상권의 유동인구를 증가시켜 동대문 일대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 것”이라고 적극 기대감을 표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6월 삼성동 코엑스 스타필드 내 개점한 ‘삐에로쑈핑’ 1호점은 오픈 11일만에 10만여 방문객을 돌파한 것에 이어 개점 2달만에 무려 60만명의 방문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덕분에 스타필드는 물론 코엑스 인근 상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인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부터 두타몰 전면 부지, 입구 및 내부 곳곳에는 ‘삐에로쑈핑’에 관한 다양한 홍보물과 부스 등의 설치를 통해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 같은 적극적인 홍보 덕에 더욱 부푼 기대감을 안고 지하 2층에 위치한 ‘삐에로쑈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사진=유수정 기자

1호점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가득 꾸며진 2호점의 매장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눈에 보인 것은 ‘한국에 보인 외국인분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다양한 제품들이었다. 관광객 전용 상품 매대를 별도로 구성하고, 한국의 우수상품을 적극 알릴 수 있는 제품을 전면에 배치한 것.

이는 한류 문화의 중심지인 동대문의 상권 특성을 적극 살린 것이라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삐에로 쑈핑’을 한국에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키울 것”이라며 “한국 인기 먹거리, 아이돌 굿즈, K뷰티 상품들을 한 곳에 모은 것은 물론, 전용 매대 이외에도 고급 분유, 죽염, 한방 샴푸, 생리대 등의 한국 H&B 상품들과 인기 가공식품, 카카오/라인 캐릭터 상품, 전통 수저, 중국어 전용 전기밥솥 등의 상품 군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연간 840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한류 쇼핑, 문화, 미식의 중심지인 동대문 두타몰의 특성에 맞게 1호점보다 외국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편의제공도 한층 높였다.

매장 내 안내 문구를 한글뿐 아니라 영문과 중문, 일부 상품에 한해서는 일본어와 아랍어 까지도 함께 표기한 것은 물론 4층에 위치한 전용 데스크를 통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간단한 안내 및 TAX REFUND까지 가능케 한 것.

그러나 그간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 한 것이 아닌 그대로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수차례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인기상품 매대를 입구 전면에 배치한 것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입구를 시작으로 2호점 매장 곳곳을 살펴본 결과, 1호점보다 매장 진열 및 동선이 더욱 압축돼 있어 정신없는 느낌이 1호점에 비해 조금 더 강했다.

실제 약 426평(1408㎡) 규모로 구성된 2호점은 2개 층으로 구성된 1호점(약 750평·2513㎡)의 절반가량임에도 불구하고, 취급 및 진열된 상품은 약 3만2000여개로 1호점(4만여개)의 80% 수준이기 때문. 이는 1호점에 비해 더욱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수 품목만을 모아 알차게 구성한 느낌이었다. 상권에 맞지 않는 상품들은 최대한 배재하고 소위 잘나가는 ‘알짜’ 상품들을 늘렸다.

구체적으로 냉장 신선식품 및 장바구니 생필품류는 판매에서 최대한 제외한 모습이었다. 삐에로쑈핑 미 입점 상품의 경우 두타몰 4층에 자리 잡은 노브랜드를 통해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유수정 기자

그간 숱한 이슈로 자리했던 성인샵의 경우 버튼식 자동문의 설치를 통해 19세 미만 청소년(미성년자)는 출입을 원천봉쇄했다. 1호점인 코엑스점의 경우 커튼(천막)으로만 가려져 있어 사실상 출입불가 연령에게도 입장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바 있다.

‘삐에로쑈핑’의 또 하나의 특징인 스모킹룸(흡연실) 역시 1호점에 빚어진 논란 탓인지 조금은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앞서 정 부회장의 아들인 정해찬씨가 지하철 2호선 내부를 완벽하게 재현한 1호점 흡연실에서 촬영한 흡연 인증샷을 SNS에 올렸다가 도리어 부정적 이슈로 입방아에 오르내린 전력이 있기 때문. 2호점의 경우 흡연실 내부 사방을 유리로 구성했으며, 규모 역시 조금은 축소했다.

한편, ‘삐에로쑈핑’ 2호점은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답게 지역적 특성을 살려 심야 영업에 돌입하고 새벽 잠재 고객 유치 및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코엑스점과는 달리 두타몰점은 오전 10시30분부터 새벽 5시까지 운영한다. 단 일요일은 자정에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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