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석 데이트컴퍼니 대표/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포화 상태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변화하는 업계 환경에서의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기본 바탕은 광고주에게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일 테다. 소위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표현력으로 광고효과를 증명할 수 있을 때 지속적인 관계도 유지된다. 그것이 미디어 콘텐츠 제작회사 데이트컴퍼니가 단기 광고주를 5~6년 고객으로 둘 수 있는 비결이다.

2008년 법대 졸업 후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최경석 데이트컴퍼니 대표는 자사에 대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공장’이라고 유머스럽게 소개했다. 데이트컴퍼니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연계를 토대로 사진, 영상, 디자인, VR(가상현실) 콘텐츠가 이용되는 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디지털 마케팅을 영위하는 회사다. 최 대표를 통해 콘텐츠 제작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전략과 향후 사업 비전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법대를 졸업했는데, 콘텐츠 제작 분야로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사실 법대 졸업 후 바로 로스쿨에 가기 위해 공부를 했었다. 하지만 2003년 갑작스럽게 건강 이상으로 난독증이 생겨 더이상 공부를 할 수 없게 됐다. 오른쪽 눈의 시야가 불편한 관계로 한쪽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취미로 사진 촬영을 하던 것이 주 업이 됐다. 이 일이 아니면 안 됐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2010년 개인사업자를 낸 뒤 2013년 법인으로 재등록했다.

현재 사업의 모체는 즉석 사진 인화였다. 가정용 프린트 기기를 야외로 갖고 나가 그 자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출력해주는 것이다. 인물, 풍경 등을 비롯, 지역축제 행사장이나 기업행사에서도 촬영을 했다. 큰 지역축제나 기업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은 상호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아이스브레이킹(Icebreaking) 니즈가 강했다. 사진만으로는 사실 힘들 수 밖에 없다 보니, 광고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공간대여 사업도 하게 됐다. 현재 주요 광고주들로는 MBC, 한화생명, BGF리테일 등을 비롯해 120곳 정도다.

Q 공간대여 등 사업 범위가 넓어 보이는데.

A 그 점이 다소 독특할 수 있겠다. 데이트컴퍼니는 프로젝트의 ‘키포인트’를 파악해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매체 및 채널을 운용하는 데 있어 효율을 극대화하는 회사다. 사진, 영상, 360도 VR, 3D홀로그램 등의 미디어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셀럽, SNS, 바이럴, TV 매체를 통한 마케팅 진행도 돕는다. 결과적으로는 전략적인 브랜딩을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모바일 앱을 통한 광고 콘텐츠를 비롯해 신제품 프로모션 페이지 등도 만든다. MBC와는 드라마 세트장을 VR로 영상화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공간대여 사업은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 2008 당시 강남에서 최고가 건물이던 뷰티크모나코에 이어 현재는 압구정 S653을 대관해주고 있다.

이 밖에도 유튜브를 통해 뷰티크리에이터를 육성, 그들의 채널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자체개발상품(PB)도 만들어 판매 중이다. 당연히 기획·생산을 모두 데이트컴퍼니에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뜻이 맞는 분들과 함께 협업을 추진 중이고, 생산설비의 도움을 받고 있다. 화장품 말고도 가구 등 자연친화적인 PB상품도 있다.

Q 사업 초기 힘들진 않았나.

A 난관은 항상 있는 것 같다. 사업을 하며 단 한 번도 경기가 좋은 적은 없었다. 강남역 부근에 500평 규모 스튜디오도 무리해서 내보고, 사람도 무분별하게 많이 뽑는 등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또 사업 초반에는 기술력보다 성실함을 보여주기 위해 365일, 24시간 일을 했다. 그로 인해 미국이나 홍콩 등 글로벌 회사에서 사업 제안을 많이 받게 됐지만, 사업이 잘 풀릴 때 구성원들이 이탈하기도 해 힘들었던 시기였다. 지금은 현재 구성원 모두 기술능력이 좋고 책임감도 강하다. 현재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적극 준비 중이다.

Q 연매출은 얼마나 되나.

A 업무영역을 나눠 계열분리를 하긴 했지만 총 약 30억원 정도다.

Q 콘텐츠 제작 분야는 사실상 ‘레드오션’ 시장이다. VR도 이제 특이할 게 없어 보이는데. 유망 기술이 있다면.

A 맞다. VR은 하나의 그릇일 뿐 특이하지 않다. 실무를 해보니 단지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접목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사실 콘텐츠의 기술적 표현을 잘하는 이들은 많다. 소위 말해 남의 돈으로 예술을 한다고도 얘기한다.

강조하고 싶은 건 광고주의 입맛을 맞출 수 있는, 제대로 된 타겟팅과 표현력을 갖춘 회사는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유망 기술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투자를 한 것에 있어 그 기대와 절실함은 동일하다. 그러나 광고주들은 어떤 매체에 어떤 콘텐츠를 활용해야 효과가 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데이트컴퍼니는 어떤 매체에 어떤 콘텐츠를 접목해야 ‘잘 먹힐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전반적인 마케팅 효과를 입증하면 고객은 지속적으로 따라온다.

Q 글로벌 시장 진출 등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얘기해달라.

A 굳이 한국에만 있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해외에서도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 우선 미국에서 데이트컴퍼니를 긍정적으로 보는 브랜드가 생겼고, 올해 LA에 지사를 세울지 고민 중이다. 미국 외에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데이트컴퍼니는 콘텐츠 제작 이외에도 공간 등에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사업적으로는 계속해서 이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주변 사람들과 멀리, 오래 이 길을 가고 싶은 게 목표다. 스스로 열심히 하는 이유는 이들과 오래 같이하고 싶어서다.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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