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63)의 항소심 선고가 오는 5일로 다가오면서 사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항소심의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의 운명이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죄는 있지만 이쯤이면 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번 판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판결이 확정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게 롯데그룹 측 설명이다. 얼마든지 변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항소심 선고는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지원한 70억원의 자금을 롯데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한 뇌물로 판단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3일 앞으로 다가온 롯데 항소심 선고에 대해 살펴봤다. 

◆항소심 과정서 강조한 내용 선고에 반영될까

2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은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결과를 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소심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내용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신 회장 측에 먼저 만나자고 제의했다는 점', '안 전 수석이 롯데 고위 임원과 단 한차례 짧게 통화했다는 점','안 전 수석이 1심과 달리 신 회장이 면세점 특허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1심 진술과 달리 실제 신 회장이 김 전 장관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해 브리핑했다는 사실' 등이다. 

앞서 항소1심에서 신 회장은 "요청받은 재단(K스포츠재단)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출연했던 공식 재단이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 결과가 뒤집어지기란 쉽지 않다는게 법조계 전언이다. 유죄를 무죄로 결론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법조계 한 관계자는 "1심과 다른 결과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재판부가 이미 뇌물에 대해 묵시적 청탁으로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했기 때문에 변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신 회장은 뇌물공여건과 관련해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아 7개월 넘게 수감생활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수개월 째 수감 생활을 한 점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변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소리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도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난 이후 1심에서 받은 5년형이 2심에서 달라진 결과를 도출했다"면서 "분위기를 잘 고려해보면 나쁘지 않은 결과가 도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기다려봐야죠" 신중한 입장 

이번 항소심을 놓고 롯데그룹은 어느 때 보다 신중한 모습이다. 그 어떤 것도 조심스럽다는게 그룹 관계자 전언이다. 그러나 더이상 총수의 부재는 있을 수 없다는 점에는 확고한 뜻을 내비쳤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모든 사업이 올스톱 된 점은 사실이다. 복잡한 롯데 지배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재판 결과가 중요하다"라며 "기회가 주워지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앞서 황각규 부회장은 지난달 10일 열린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회장이 석방된 뒤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부지를 확인해야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재개할 수 있다"면서 "내부 사정으로 인도네시아사업 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고 말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석유호학단지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4조 원 규모로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사업 뿐만 아니라 롯데의 성장 동력이던 인수 합병(M&A)을 비롯해 대규모 투자까지 줄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총수의 부재로 인해 주요 의사결정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해 롯데가 추진 중인 기업 M&A 건수만 10건에 해당한다. 베트남 제과업체, 베트남·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미국·베트남의 호텔 체인, 유럽의 화학업체 등 거의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인수를 검토해왔으나 실질적인 진행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노조 "선처 부탁한다" 법원에 탄원서 제출 

한편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일까. 롯데 노조에서도 신 회장 구하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롯데 노조가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 

노조는 탄원서에서 정부의 요청에 따라 사드 부지로 성주 골프장을 제공한 후 중국으로부터 보복 조치를 당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며 국익을 위해 사익을 포기했다가 큰 타격을 입었는데 뇌물로 구속을 당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또한 경기가 어려우니 신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경영에 전념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 회장 구속을 유지하는 것보다 불구속 상태에서 경영에 전념하는 게 국익에 큰 도움이 되니 선처해 달라는 취지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노조는 신 회장의 부재로 인한 손실이 큰 점을 강조하면서 신 회장을 선처해 경영 정상화에 나설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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