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필 의원 “식품안전관리인증원 등 3곳의 신규 임원 7명 중 4명은 식약처 출신”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식약처 출신의 퇴직공무원이 산하기관에 낙하산 인사로 채용되는 등 관피아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식약처 산하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임직원 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임명된 식약처 산하기관 3곳(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의 신규 임원 7명 중 4명이 식약처를 퇴직한 공무원이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지난 5월 2명의 상임이사(기획경영·인증사업)를 식약처 출신으로 채웠다. 이를 포함해 이 기관의 역대 임원 4명은 모두 식약처 퇴직 공무원이기도 하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인증기관으로 최근 부실 인증 논란에 휩싸였다. 2017년 문제가 된 살충제 계란과 지난달 식중독 사태를 일으켰던 한 식품업체의 초코 케이크가 모두 해썹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해썹 인증 업체 중 식품위생법 위반 업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식약처 출신이 산하기관에 앉아있어 식약처가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냐는 지적까지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경우 지난 7월 원장 자리에 식약처 출신 고위 공무원이 임명됐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센터장(기관장) 자리도 지난 2월 식약처 퇴직공무원이 차지했다.

식약처 퇴직공무원이 취업한 관계 산하기관 연봉을 살펴보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경우 원장이 1억3500만원, 상임이사가 1억8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원장 1억500만원,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기관장 92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올해 새롭게 채용한 4곳의 임원 자리는 각각 식약처 퇴직공무원이 1명씩 신청했고 모두 이들이 임명됐다”며 “식약처는 적법한 절차에 채용했다는 입장이지만 식약처 퇴직 공무원이 채용 신청을 한 산하기관은 100%로 식약처 퇴직공무원이 차지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타 공공기관이나 일반 산하기관 등은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이사회 운영이나 임원 임명, 예산회계와 같은 주요 사안에서 자율성이 보장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 퇴직공무원을 대거 임명한다는 것은 투명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하기관은 퇴직공무원을 임명하라고 만든 자리가 아니다”라며 “투명성이 제고되지 않은 상황에서 식약처 퇴직공무원을 산하기관에 내려 보내면 식약처 내부의 줄 세우기 경쟁만 심화시키게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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