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관련 2심 재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신 회장은 8개월만에 풀려나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개혁'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8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한 신 회장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그동안 산적해 있던 현안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체크하는 모습인데 무엇보다 그룹 자체 사업개편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IB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의 경영 복귀 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배구조 개선이다. 

우선 롯데지주는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처음으로 열린 이사회에서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에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주식을 각각 410만1467주, 386만3734주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매입으로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의 1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 유화사들이 지주로 편입된다. 

따라서 롯데케미칼의 지주회사체제 편입은 롯데지주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는데 많은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NH투자증권은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부문을 지주회사 체제 안으로 편입하면서 앞으로 지배구조 개편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함과 동시에 신 회장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해석했다. 

김동양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과 동시에 롯데지주는 자사주 10% 소각을 결정해 주주가치를 제고했다"며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NAV 모멘텀이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업계에서도 유통·식품 중심의 롯데지주가 화학까지 분야를 넓힘으로써 앞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등 사업 구조 개편도 당대적으로 쉬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롯데 지배구조 재편 작업 가운데 면세점 실적 부진에 따라 상장 시기가 늦춰졌던 호텔롯데의 상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에 상당한 공을 들인 바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16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으나 롯데 총수일가 등이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상장이 잠정 중단됐다.

당시 신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차례 호텔상장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복잡한 롯데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 호텔롯데의 상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게 신 회장의 확고한 의지였다. 

아울러 호텔롯데 상장 뿐만 아니라 롯데지주사가 보유 중인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도 서두를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금융계열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기 때문에 내년 10월까지 매각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원칙은 변함이 없다"면서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도 내부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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