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08.23./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백악관에서 나왔다.

미국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라디오 방송인 '에코 모스크비'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아마도 김 위원장을 새해 1월1일 이후에(probably after the first of the year)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두 번째 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백악관이 북미정상회담의 내년 초 개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19일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내년 1월1일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보도했지만 백악관이 확인하거나 공식 발표한 적은 없었다.

볼턴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네바다 주 유세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잘 될 것이다. 서두르지 말아라"고 언급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인 지난달 26일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과 관련해 "시간 게임(time game)을 하지 않겠다"며 속도조절론을 밝힌 바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번째 만남의 시기를 놓고, 백악관에서 그 예상 시점을 자꾸 늦추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과 한미 정상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이어지며 10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왔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반전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가 무엇인지를 놓고 북미 양측의 조율이 난항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그대로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전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내년 1월 이후 북미정상회담 개최 보도는 어디까지나 미 정부 익명 관계자를 인용한 것이어서 확정된 게 아니다"며 "현재로선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라고 김정은 위원장 답방도 예정대로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을 희망한 바 있다.

청와대 일각에선 오는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 이전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으면서 조속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트럼프의 관심 역시 식을 공산도 커져 북미협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ᄄᅠᆯ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편 이날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 논란과 관련해서는 미국만이 조약에 얽매여 있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INF는) 러시아와 미국에 적용되는 조약인데 지금은 이란, 중국, 북한 등의 나라들도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러시아는 조약을 위반하고 있어 사실상 미국만 조약에 얽매여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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