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노선 뺏긴 코레일…수익 악화에도 광역철도·화물운송 운행
선로사용료 늘어난 철도공단, 2년 연속 흑자 기대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기자]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의 통합 여부를 검토 중인 가운데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의 수익 악화 원인이 공개됐다.

지난해 적자전환한 코레일의 수익성 악화 요인이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광역철도 부문과 물류 부문 영업손실 탓이란 분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학재 의원(바른미래당)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사업별 회계 자료에 따르면 광역철도 영업손실은 지난해 1430억원에 달했다. 물류 부문 역시 3160억원의 손실을 냈다. 여객부문 영업이익은 820억원에 그쳤다. 그결과 코레일은 지난해 5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고속철도 노선(KTX) 수익으로 다른 적자 노선을 운영, 공공성 확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코레일의 주장을 입증한다.

이학재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 여객분야 주요 노선 영업손익은 KTX 경부선과 KTX 호남·전라선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는 SR의 전라선 노선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어 코레일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철도요금 인상 없이 현 상황에서 코레일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수익성 하락이 계속된다면 적자 노선의 서비스 개선 등도 요원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물류 부문도 문제다. 코레일의 철도물류사업은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철도운송료 자체는 저렴한 편이지만, 트럭운송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국토 여건상 단거리 운송이 많아 철도운송보다는 대형트럭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기도 하다. 또 최종목적지에서 결국 하역을 위해 차량 운행이 불가해 비용도 추가된다. 정부 지원도 화물운수에 집중돼 있다.

결국 컨테이너, 석탄, 철강, 시멘트 등을 운반하는 철도물류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코레일에 '철도물류 경영효율화 추진 지시' 공문을 발송하는 등 물류 부문 개선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철도업계에서는 정책적 지원 없이는 실질적인 개선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SR 출범 이후 코레일이 실적 악화에 시달린데 반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호재를 부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자달성이 기대되서다. 철도공단은 이미 올 상반기에만 구분회계 결산 결과 235억원의 순익을 냈다. 따라서 2004년 철도공단 설립 이후 최초로 2년 연속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철도공단의 수익 증가는 수서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한 선로사용료 급증이 가장 큰 요인이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수서발고속철도가 전라선 등 기존선을 운행하기 위해선 코레일과 SR 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호영 의원은 "연구용역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SR의 운행확대를 결정하는 것은 비정상적 철도경쟁체제를 고착화시키는 문제가 있다"며 "SR가 신속하게 추가 차량을 확보하거나 코레일과 통합해 수서발 고속철도를 기존선 구간에 운행하도록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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