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D·PCC 호조, 그룹 내 실적 방어력 눈길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현대글로비스가 CKD 환율 효과로 수익 방어에 성공했다. 그룹 내 실적 방어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 187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2%, 직전 분기보다 3.6% 성장했다. 이는 시장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CKD 마진 호조와 신흥국 환율과 품질비용 악재를 피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3분기 CKD 매출액은 1조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HMMA 공장 가동률이 90%로 올라서면서 미국 KMMG, 터키 HAOS 공장의 가동률 하락을 만회했다. 이는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 생산 공장을 HMMA로 이전하면서 발생한 효과다.

CKD 마진도 환율 상승으로 호조였다. CKD OPM은 직전 분기보다 1%포인트 이상 개선된 것으로 예상된다. CKD는 달러 60%, 유로 40%로 결제돼 신흥국 통화약세와도 무관했다. PCC 매출도 3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기아차 미국 신차출시에 따른 조달물류 시작으로 CKD 매출기여가 예상되고, 환율 흐름도 긍정적이어서 실적 방향성은 분명히 우상향"이라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연기 이후 주가는 하락 국면인데, 과거 대비 성장성 둔화 외에 우려 요인은 뚜렷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실적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 매출 비중이 2.0%에 지나지 않고 신흥국 환리스크도 관리되고 있다"며 "사업구조와 지역이 외부 충격에 비교적 둔감해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합병 무산 이후 추가적인 비전 제시나 계획이 가시화된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4월 현대모비스 AS사업부와 합병을 진행할 당시 2025년을 향한 장기 비전을 공개했다"며 "합병 이후의 사업과는 별개로 기존 사업부 2017년 매출액 16조5000억원이 23조6000억원으로 성장하고 미래 신사업으로 모빌리티와 M&A 추진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빌리티는 카쉐어링 사업을 구체화하고 이를 실천하는 전략으로 친환경차 비중을 확대하고 도심형 서비스에 주력하며 인수·제휴도 고려한다는 것이었다"며 "합병 무산된 이후 추가적으로 관련 비전을 제시하거나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없어 기대했던 모빌리티 사업의 구체화가 그룹 내 사업영역 조정과 자금력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 3분기 경여실적으로 ▲판매 112만1228대 ▲매출액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경상이익 3623억원 ▲당기순이익 3060억원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는 0.5% 소폭 감소했다. 매출액은 1.0% 늘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6.0%, 67.1%, 67.4%나 급감했다.

기아차는 ▲매출액은 14조743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 ▲당기순이익 29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원달러 환율 하락 등 환차손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통상임금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로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신흥국 약세와 에어백 제어기 리콜, 일부 차종에 대한 자발적인 엔진 진단 신기술 적용 등으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그쳤다.

현대모비스 역시 부진했다. ▲매출액 8조4273억원 ▲영업이익 4622억원 ▲당기순이익 4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15.1%, 6.8% 감소했다. 매출은 완성차 생산물량 감소와 북미 오하이오공장 일시적 생산 중단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환율 하락과 에어백 제어기 리콜에 대한 충당부채 설정 등으로 판매보증비도 증가해 수익성 역시 하락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