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청와대를 찾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2018.10.30./사진=청와대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시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0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특히 전날 비건 특별대표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먼저 만나 여러가지 구설수가 나온 지 하루만에 만남을 가져 이번 회동이 주목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을 갖고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보조를 맞추는 문제를 협의하게 돼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현 시점이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9월 (비건 대표를) 만난 이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 있었고 남북 간에도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미국과 북한 간에도 여러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남북·북미관계의 진전 상황을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29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이 본부장과 만난 후, 오후엔 임 실장과 면담했다. 30일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난 이후 정 실장을 만나면서 외교·안보·대북 라인 관계자와의 만남을 잇달아 가졌다.

차관보 급인 비건 대표가 공식적인 대화 상대인 외교부 인사들 외에도 통일부 장관과 심지어 청와대 핵심 참모진까지 만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이다.

정 실장과 비건 대표는 비건 대표와 한국 정부관계자들과의 의견 교환으로 한미간 상호 입장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 양국 공조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핵 협상 실무 책임자인 비건 대표는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대화에 앞서 한미 공조가 굳건함을 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의 분위기를 공유받고 협상 전략을 수립하는 등 최종 점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는 다음달 6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2차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고위급 회담 개최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미 양국 정부가 비핵화 노력과 제재 이행, 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남북 간 협력에 대한 긴밀한 조율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워킹그룹’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워킹그룹 설치 합의는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있는 동안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현지시간 30일 “한미 양국은 외교와 비핵화 노력, 제재 이행과 남북 간 협력에서 유엔 제재 준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 실무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과 관련,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등의 한국 카운터파트들을 만났다”면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들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워킹그룹 구성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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