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차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8.07./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5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남한 여당 지도부를 향해 '배 나온 사람한테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고 농담한 것을 두고 "부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말을 오해하지 않고 통크게 넘어가길 바란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배 나온 사람에게 예산 맡기면 안된다”라는 발언에 대해 (배둘레가 만만찮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혼날 것 같다”며 “본인은 의식하고 한 말은 아닐지라도 듣기에 따라 수령 모독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 의원은 “부디 김정은 위원장이 이 말을 오해하지 않고 통크게 넘어가길 바란다”면서 “이 발언 보도 때문에 리선권은 앞으로 말조심 하나는 확실히 할 것이다”고 비꼬았다.

하 의원의 발언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에게 "배 나온 사람한테는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에 대한 비판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지난달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10·4 선언 11주년 기념식 만찬에 참석해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과 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의 한 원내지도부가 김 의장을 소개하며 "이 분이 우리 당에서 (정부정책) 예산을 총괄하는 사람"이라고 하자 리 위원장은 "배 나온 사람한테…"라는 돌발 발언을 했다. 다만 김 의장과 배석자들은 당시 이 발언을 농담으로 여기고 웃어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업 총수와 정부·여당 고위관계자를 상대로 한 리 위원장의 잇단 ‘막말’ 논란이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은 리 위원장 발언을 대여 공세의 호재로 삼아 북측의 공식 사과 및 남북 ‘통통라인’(통일부·조평통) 수장들의 교체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리선권은 지난 9월 방북한 재계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발언한 것 외에도 지난달 5일 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약 3분 지각을 하자 “자동차라는 게 자기 운전수를 닮는 것처럼,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을 닮아서 저렇게..”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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