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 의석수를 늘리고 하원에서의 의석수 상실은 최소화해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다는 역사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2018.11.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사일 기지 운용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하는 쪽으로 번지는 것을 직접 차단하며 북미관계가 공고함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뉴욕타임스(NYT)가 북한 미사일 기지에 대해 걱정하며 보도한 것은 부정확하다"며 "우리는 논의된 장소들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새로울 것도 없고, 비정상적인 것도 없다. 그냥 또다른 가짜뉴스일 뿐"이라며 "어떤 일이 잘못되면 내가 가장 먼저 알려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뉴욕타임즈가 전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략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그간 대규모 기만 전술을 펼쳐왔다”며 북한이 16개 숨겨진 기지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같은 보도와 세간에서 쏟아지는 북미 관계에 의구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가짜뉴스’라고 칭하며 반박에 나섰다. 

CSIS 보고서는 민간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지난 3월29일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기지를 찍은 위성사진 12장을 근거로 한 것. 

하지만 이같은 12장의 위성사진이 6월12일 북미 싱가포르 합의보다 일찍 촬영됐고, 미사일 기지가 맞더라도 북미 싱가포르 합의 대상이 아니라 뉴욕타임스 보도는 부정확하다는 비난만 받았다.

트럼프의 이같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북미관계를 엿볼 수 있다. 앞서 북미고위급 회담이 취소 되고 점점 북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에 세간에서는 이번 뉴욕타임즈의 보도가 북미 대화재개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같은 의혹이 증폭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파문의 확산을 차단하고,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대화의 동력도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대북 대화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내비치면서 최근 대북 제재 문제 등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북한을 회유하겠다는 목적으로도 보인다.

미국은 그 연장 선상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도 계속 준비해 나가겠다는 뜻도 여러 차례 밝혔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미 고위급회담 관련 "시점이 맞을 때 일정을 다시 잡길 기대한다"며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내년 초에 만남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면서 "북한 정부와 하는 소통은 정기적인 것이며 북한과는 계속 연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여전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CSIS 보고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명백히 북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그들이 비핵화한다면 다른 미래로 향할 수 있는 문을 열고 걸어 들어갈 엄청난 기회를 줬다"며 "그러나 그들(북한)은 여전히 그것(비핵화)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혔다.

청와대에서도 입장은 다르지 않다. 국정원은 14일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미사일 기지 보도'와 관련해 "삭간몰 기지 현황은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정원과 간담회를 열고 "북한 삭간몰 기지는 통상적 수준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며 "여타 미사일 기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집중 추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정원은 특히 "한국과 미국은 관련 사항을 공동으로 평가·공유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관련 시설과 활동을 공동으로 면밀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전날 "CSIS 보고서의 출처는 상업용 위성인데 한·미 정보당국은 군사용 위성으로 훨씬 더 상세하게 파악하고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북한이 이 미사일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해당 기지를 폐기하는 게 의무조항인 어떤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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