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 최장수 CEO…혁신적 경영전략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 /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넘기며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식음료업계 최장수 CEO인 이석구 대표가 있다. 재임기간 실적·트렌드를 함께 견인해 온 그의 파격적 행보는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다.

21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대비 21.2% 증가한 1조10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10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7.5% 늘어난 수치다. 국내 2~4위권 커피전문 업체들의 연매출이 많아야 2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단연 돋보이는 실적이다. 이에 업계에선 이 대표의 혁신적 경영전략이 통한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007년까지 대표이사를 무려 3차례나 교체할 정도로 국내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신세계가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된 커피 프랜차이즈다. 이에 신세계는 전문경영인 역량이 검증된 이 대표를 구원투수로 임명하게 됐고, 이 대표는 신세계 내부는 물론 재계에서도 ‘롱런’하고 있는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올해로 11년 가까이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1949년생인 그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5년 삼성물산 경리과에 입사한 삼성 출신 전문 CEO다. 이 대표는 지난 1994년 삼성물산 기획 관리실 이사, 1997년 삼성코닝 기획팀 이사를 거쳐 1999년 신세계 합류 이후 2002년부터 신세계조선호텔 사장으로 역임해왔다. 이후 지난 2007년 비로소 스타벅스코리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삼성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그의 등장은 시작부터 파격적이었다. 직접 매장을 찾아 소비자를 응대한 것과 더불어 임직원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며 점차 매출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거둬갔다. 또한 IT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도입으로 국내외 많은 혁신을 일궈내기도 했다.

지난 2009년 국내 업계 최초로 선불식 충전 카드인 스타벅스 카드를 출시해 IT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한 그는 2011년 모바일 사이트 결제서비스를 개시, 2012년 본격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해갔다. 이후 IT에 기반한 고객 만족 서비스에 주력해온 그의 성과는 2014년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개발하며 빛을 발휘하게 된다. 사이렌 오더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매장 방문 전 미리 음료를 주문·결제하는 시스템으로, 미국 본사를 비롯한 캐나다, 영국 등에 역수출 돼 그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러한 성과는 곧 매출로도 드러났다.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스타벅스코리아 매출은 매년 25%씩 증가했고, 이는 2016년 매출 1조원 클럽으로 입성하게 되는 디딤돌로 작용됐다. 이 대표의 지휘아래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1000억원 클럽에 가입하는 쾌거를 거둬 업계에선 트렌드를 주도한 그의 혁신적 경영전략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스타벅스에서는 하루 평균 7만8000건의 주문이 사이렌오더로 이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 평균 전체 주문 건수중 14%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그의 파격 행보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업계 최초 종이빨대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친환경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그의 파격적 행보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 신세계그룹의 임원 인사에서 이 대표의 재선임 여부는 다소 불투명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많은 경영성과를 보여준 이 대표라고 하지만 올해 70세가 된 시점에서 여러 장애물들이 산적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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