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잡고 있다. 2018.09.19./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G20 회의 참석을 위한 순방과 함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면서, 북미 관계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도 “북한에 대해 100% 나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북미 관계가 오랜만에 기분 좋은 순항을 탔다. 특히나 연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이같은 긍정적 기류가 더욱 주목된다.

◆'중국도 동참했다'...시진핑 "北 문제 100% 협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언급했다. 

미ㆍ중 무역 갈등 문제를 봉합하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중국에 대해 주도권을 쥐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미 정상에 이어 미ㆍ중 정상이 북핵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선언한 만큼 북한 비핵화 문제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지난 80년 동안 이 문제에 공을 들였고, 핵만 따진다면 20년을 끌어왔다”고 덧붙였다.

백악관도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성명에서 “(미 중 정상이) 북한과 관련해 큰 진전을 이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핵 없는 한반도를 이루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노력해 가는 과정에서 시 주석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미·중간 엇박자가 감지돼온 가운데 미ㆍ중 무역 갈등과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 완화 문제가 얽히며 악화된 양국 관계와 불협 화음을 정리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정은 연내 답방 가능할까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을 두고 '평화의 모멘텀'이라고 평가했고, 1일에는 문 대통령이 기자들과 기내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통해서 한 가지 우려를 덜은 것은 혹시 북미 간에 2차 정상회담이라든지 또는 고위급 회담이 이루어지기 전에 남북 간에 먼저 또 답방이 이루어지면 혹시라도 그런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이런 염려가 없지 않았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답방이 북미 간 대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리라는 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한 메시지가 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내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아주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를 좋아한다는 점을 김 위원장에게 말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이 비슷한 시각, 북한과의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낸 것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부분 사전 조율한 측면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미관계가 대북제제 등의 의견차로 장기간 교착국면에 빠졌지만, G20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 시점과 장소를 언급한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북미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봤다.

통일부 역시 3일 서울정부청사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실현 가능성 관련 "연내 답방이 가능하고 필요하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대통령께서 말씀했고 평양공동선언에서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을 합의했다"며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말씀하셨든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가능하고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감대를 토대로 북한에 12월 중순 서울 답방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연내 답방 일정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우리 정부가 다시 요청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장소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성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돌이킬수 없는 비핵화’에 쐐기를 박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결정적 고비는 역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라고 본다“고 밝힌 것으로 미루어 볼때, 문 대통령은 다가올 북미정상회담을 비핵화 협상의 최대 터닝포인트로 여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마치고 귀환하는 길에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이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장소도 3군데를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항공기 비행 거리 안에 있는 곳(within plane distance)라고 말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3일(현지시간) 두 정상의 정상회담 후보지로 스위스,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단 첫 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는 일찌감치 제외됐고, 북한이 원하는 평양이나 미국이 언급했던 워싱턴은 이번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아시아 개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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