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찬반투표 진행…과반 찬성 시 임단협 종료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그룹>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한화손해보험 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위한 총파업이 노조 간 의견차로 끝내 무산됐다.

업계에 따르면 총파업을 앞둔 전국사무금융노조 한화손해보험지부(이하 1노조)가 사측의 새로운 제안을 받고 파업을 잠정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복수노조 체제인 한화손보 노조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화손해보험지부(이하 1노조)와 한화손해보험노동조합(이하 2노조)으로 구성돼있다.

1노조와 2노조는 당초 예정됐던 총파업에 모두 동참할 뜻을 밝혔지만, 1노조가 사측의 새로운 제안을 일부 수용하면서 파업이 결렬됐다. 1노조는 오는 4일 사측의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

만약 투표결과 찬성이 높게 나오면 지난 5월부터 이어온 임단협은 마무리되고, 반대가 우세할 경우 쟁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한편 2노조는 1노조의 결정으로 총파업이 무산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사측이 내놓은 새로운 제안 역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기존 ‘1% 임금인상안 및 일시금 100만원 지급’ 조건에서 ‘2% 기본급 인상 및 일시금 100만원을 더한 200만원 일시금 지급’ 개선안을 제시했다. 또 노조 측의 ‘비정규직 차별 철회’ 요구에 대해 130명 비정규직 중 50명을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2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1노조를 향해 “처음부터 끝까지 2노조 핑계대며 이리저리 피할 궁리만 하더니 도대체 파업할 생각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1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면 우리만으로 파업을 하려해도 불법이 된다”면서 “모든 조합원을 범법자로 만들 수는 없기에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지만 어쩔 수 없이 파업을 유보한다”고 말했다.

김기범 한화손보 제2노조 위원장은 “사측의 2% 임금 인상안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며 “이제 1노조 힘을 빌리지 않고 우리 힘만으로도 교섭이던 투쟁이던 파업이던 승리할 수 있도록 교섭권 갖고 올 것”임을 밝혔다.

그간 복수노조 체제 하에 ‘노노(勞勞) 갈등’을 빚어온 두 노조는 이번 총파업 무산으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노조는 오는 4일 예정된 찬반투표에서 과반의 반대가 나오면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찬반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노조 간 갈등은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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