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온수관 파열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2018.12.04./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사고 현장은 정말 아비규환이었다. 사람들은 화상을 입어 응급차에 실려 가고 수증기가 가득했다” -인근 주민 김모씨(23).

경기북부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8시 45분쯤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도로 지하에 매설된 온수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파열된 배관은 한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850㎜ 온수관이다.

사고가 난 수송관은 1991년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30년 가까이 된 낡은 배관에 균열이 생겨 내부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파열된 것으로 추정 중이다.

배수관이 파열되면서 100℃ 내외의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뿜어져 나와 화상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또 이 일대 3만㎡가 침수됐다.

소방당국은 열 수송관 파열 사고 사상자를 사망 1명, 중상 2명, 경상 24명으로 파악 했다. 이들은 명지병원과 일산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상자들은 백석역 인근을 지나던 시민과 침수 피해를 입은 건물에 머물던 사람들로 대부분 발에 화상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손모(68)씨는 백석역 인근 유리창이 파손된 차안 운전석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

사고 당시 고양시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로 인근 2천500여 가구의 난방열 공급이 중단됐다. 주민들은 온수와 난방이 공급되지 않아 큰 불편함을 겪었다.

한편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했다.

한 네티즌(eunj****)은 “정말 속이 미어지네요. 남편이 발에 화상 입었지만 저는 집에서 꼼짝할 수 없다. 아직 돌도 안 된 아기가 방에서 자고 있고 친정, 시댁 다 멀리 있어 아기를 잠시 맡길 곳도 없다. 집에서 발만 동동 거리고 있다”며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아이디 ‘happ****’ 이용자님은 “완전 무섭다. 지하철역 입구에 서 있다가 땅에서 100도 넘는 물이 솟구쳐 죽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라며 “허망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SNS를 통해 “고양시 난방공사 배관파열. 죄송하다”며 “부상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전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는 날씨가 추워지는데 지역민들의 불편이 최소화 되도록 하라"며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온수관 관리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신속히 점검하고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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