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킹’ 한투 차장·전무 사표…경쟁사 동반이직설 확산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한국투자증권의 핵심 인력이라 평가받던 김연추 투자공학부 팀장(차장)과 김성락 투자금융본부장(전무)이 회사를 떠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연추 차장과 김성락 전무는 최근 한국투자증권에 사직서를 냈다. 특히 투자공학부를 이끌면서 자신이 직접 총괄한 금융투자상품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을 통해 ‘샐러리맨 신화’를 만든 김연추 차장의 퇴사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올해부터 보수가 5억원 이상이면 일반 임직원도 명단을 공개하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지난 8월 공시된 고액 연봉 임직원 가운데 김연추 차장은 회사 오너보다 연봉이 9억원이나 많아 화제를 모았다.

김 차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급여로 1억1100만원, 상여금으로 21억1900만원 등 무려 22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이는 유상호 대표(20억2800만원)와 그룹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13억1100만원)보다도 많은 수준이었다.

두 핵심 인력의 퇴사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이들이 나란히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영입을 위해 접촉은 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입사가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한투증권에서 함께 손발을 맞추며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만들어 온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상당한 대우를 약속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김 차장과 김 전무 외에도 투자공학부 소속 직원이 추가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회사 내 핵심 인력이자 중책을 맡고 있던 인물들이 동시에 이탈하자, 한투증권의 내년 실적에 악영향이 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이들의 이직을 시작으로 연쇄 인력 유출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경쟁사로의 이직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이번에 퇴사한 인물들이 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던 만큼 한투증권은 팀 단위 이탈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정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김성락 전무는 사표 수리가 완료됐고 김연추 차장은 사표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일부 인력이 이직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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