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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현지 카라 정책팀장, “도살장 폐쇄 동물권 보호의 첫 걸음”“서울축산, 자진 폐쇄하지 않는 이상 다음 타자는 당신” 경고
동물권행동 카라 김현지 정책팀장.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일반적으로 사람을 접할 때의 미소와는 달리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미소에선 무언가 특별한 의미가 느껴진다. 

기자는 이 같은 느낌을 동물권행동 카라 김현지 정책팀장과의 이번 만남에서 충분히 받았다. 다를 게 없었다. 그저 동물에게도 생명권이 있다고. 동물도 사람처럼 생명을 존중받아야 하며, 더불어 삶을 누리는 동반자라 말하는 그의 진심을 본지가 들어봤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뀐 듯 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 역시 자주 포착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개 도살장인 성남시 태평동 도살단지의 영구 폐쇄를 위해 동물시민보호단체들의 길고 긴 싸움이 지속된 가운데, 특히 최근 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최근 성남시의 행정대집행이 시작되면서 전국에 산재한 불법 개도살장 폐쇄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개식용 사업 역시 쇠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김 팀장은 “아직은 미온적인 분위기”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당초 3차 모란시장의 마지막 남은 개 도살장인 서울축산은 불법 설치‧운영된 계류장 및 도축시설에 대해 지난 23일 행정대집행이 예정됐으나, 전날 자진 철거를 통보하면서 취소됐다. 

하지만 서울축산은 건물 앞에 설치된 계류장만 철거했을 뿐 계류 및 도살시설은 건물 지하 등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 팀장은 “현장에 직접 도착해 보니 도살을 짐작케 하는 개들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들렸다. 도살된 개의 사체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검은 봉지가 차량으로 옮겨지는 장면도 목격해 충격이었다”며 “경찰도 동원됐지만 동물학대 신고는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고 가운데는 잔혹하게 반려동물을 때리고 죽이는 등 사회 통념상 명백한 동물 학대도 있지만, 사건에 따라서는 학대 여부를 따지기가 모호한 경우도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성남 태평동 도살장이 영구 폐쇄됐다.

이번 인터뷰에서 김 팀장은 길고 길었던 지난 개 도살장 영구 폐쇄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자세히 들려줬다. 

이 사안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6년 성남시와 가축상인회가 체결한 모란시장 환경정비 업무협약과 관련, 당시 상인들은 모란가축시장에서 판매 목적의 살아 있는 개들에 대한 보관, 전시, 도살의 중단 및 관련 시설의 폐쇄에 전격 합의했다. 

당시 21곳 도살장은 비록 미비할 지라도 약속을 이행했지만, 이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축산은 여전히 계류 및 도살시설을 유지해오고 있었다는 것. 

이미 2017년 4월 완료됐어야 할 도살장 철거가 끝내 이뤄지지 않아 서울축산에 대한 두 차례 행정대집행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계류 및 도살시설은 유지됐다. 이 기간 행정소송 등을 통해 철거도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팀장은 “성남시와 중원구청에도 그동안 줄기차게 개들에 대한 도살이 명백히 동물학대인데 왜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느냐고 주장해왔다. 시나 구청 차원에서의 명분을 얻어 결단성 있게 밀어부쳤어야 했는데 행정대집행이란 공권력의 한계에 부딪쳤다.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도살 장비 및 계류장의 철거‧폐쇄와 함께 당시 머물던 동물들의 거취 마련까지 마무리를 했어야 했음에도 지자체에 막혀 결국 좌절된 셈이다. 

그럼에도 김 팀장은 여전히 서울축산은 ‘눈가림식’ 자진철거 후 도살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성남시와 중원구청에 불법 도살장 행정대집행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개 도살 동물학대가 중단될 수 있도록 성남시와 중원구청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서울축산 건물 내부 도살 및 계류시설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개식용 산업’이란 민감한 찬반 프레임 속에 갇혀 정작 동물학대 문제로는 단 한 발짝도 떼지 못했다”며 “이를 동물학대로 인지해 사회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서울축산이 폐쇄될 때까지 우리 단체는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허가받지 않은 전국 수많은 ‘숨어 있는’ 도살장들에 대한 본격적인 폐쇄 운동을 진행할 것”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서울축산에 “자진 폐쇄를 하지 않는 이상 다음 타자는 당신”이라는 경고의 말로 마무리했다. 

한편, 1인 가구 증가와 기대수명 연장 등 복합적 요인에 따라 최근 반려견으로 대표되는 애완동물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상황은 이렇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애완동물에 비해 이들의 동물권 보호라는 ‘사람’의 의식 수준은 선진국 대비 우리 사회가 매우 뒤쳐져 있다는 지적은 이미 오랜 기간 끊이지 않고 있다. 

김 팀장이 외치는 “서울축산 등 도살장 폐쇄 사안이 동물권 보호라는 근본적 가치 실현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민국 사회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최은경 기자 산업 1팀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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