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선임 사실상 물 건너 가…‘관료 출신’ 인사 전망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임기가 오는 27일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회장 자리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아직까지 차기 회장 후보군 선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연내 선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업계에서는 관료 출신의 인사가 차기 회장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차기 인선에 대한 마땅한 후보군이 거론되지 않자 이순우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소문만 무성해지고 있다.

역대 중앙회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 이순우 회장(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10대 곽후섭 회장(전 한남신용금고 대표) 등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5명의 회장은 모두 정부 출신인사였다.

업계도 금융업계 동향을 잘 파악할 수 있고, 정부와의 소통에도 능한 기재부 출신 인사가 임명되기를 내심 바라는 눈치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고금리 대출 규제와 금리 인하 등 규제에 나서고 있어 업계 입장을 제대로 대변해줄 관료 출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꾸리고 본격적인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회추위는 현직 저축은행 대표 4명과 중앙회 전문이사 2명, 전임 또는 현직 회장 1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회추위는 회장 모집 공고, 선거 개최일 등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선거일 2주 전에 공고가 나가고, 출마 희망자는 선거 7일 전까지 지원할 수 있다. 회추위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후보 적격성 심사를 하고,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받은 단독 또는 소수 후보를 선출한다.

차기 회장은 중앙회 회원사 총회에서 투표로 최종 결정되며, 당선 정족수는 회원사 과반 참석에, 참석 회원사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이순우 현 회장 임기는 이달 27일까지여서 새 회장 선출은 이 회장의 임기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만약 차기 회장 선출이 이 회장의 임기를 넘기게 되면, 이 회장은 임기가 끝나도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된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차기 회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공백이 발생하자 임기 후에도 후임자 인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도록 정관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지만 최근 금융 유관기관들의 수장이 ‘친정부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점과 그동안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연임 사례가 없었던 점을 이유로 연임 가능성은 낮게 봤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차기 회장의 연내 선임은 힘들어졌지만 조만간 관료 출신 후보들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 회장의 연임 또는 민간 출신 임명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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