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발표한 기해년(己亥年) 신년사에 대해 여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신년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회신에 관심이 쏠린다.

◆與 "김정은 신년사 적극 환영"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으로 의미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아무런 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할 용의가 있음도 피력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 및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분명히 밝힌 점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긍적적으로 바라봤다.

덧붙여 홍 대변인은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2018년 남북 정상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년 초 신년사에 포함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교안보 부처 수장들은 이번 신년사가 북미 협상 진전의 모멘텀을 만들 것이라고 봤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은 지난 1일 KBS '한반도의 미래를 묻다'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이같은 의견을 나눴다.

강경화 장관은 신년사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재확인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언제든 다시 한번 미 대통령과 마주 앉아 북미 관계의 새 관계 수립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며 “북미 대화 모멘텀이 강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장관은 "앞으로 북미간 남북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 위원장의 오늘 발언 가운데 특이한 것은 '만들지 않겠다'가 처음 목소리로 나온 것으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좀 더 전향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명균 장관 역시 “비핵화 단계는 동결에서 시작한다”며 “김 위원장이 더 이상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고 한 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미국과 협상하는데 있어 협상 진전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野 “김정은 신년사에 비핵화 진전된 입장 없어”

반면 한국당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혹평을 이어갔다.

오 전 시장은 2일 한국당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간담회를 통해 "김정은 신년사를 접하면서 모든 것이 북한의 의도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청와대는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긍정평가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진심으로 비핵화를 바란다면 속이 숯검정이 되어 있어야 맞다"고 힐난했다.

그는 "만약 핵과 동거하는 평화는 원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 희망 섞인 기대 정도는 갖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북핵폐기를 원한다면 앞이 캄캄해야 맞을 것"이라며 "북미대화에서 비핵화 관련 부분은 별다른 진전이 있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나 오 전 시장은 "남북대화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정도 해결해줘야 더 이상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강력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사안”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실질적인 비핵화를 전혀 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제재완화 등 상응조치만을 고집한 김정은의 신년사는 종전의 북한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지금 대한민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김정은에 대한 불신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며 "김정은이 겉으로는 유화적 제스쳐를 보이면서 실제로는 핵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변인은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이러한 불신을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北 신년사 화답한 트럼프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오전 9시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30분 분량의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이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나도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며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언급하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김정은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도, 실험하지도, 남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미국 PBS 보도를 인용했다.

이에 신년을 맞은 두 정상이 비핵화를 두고 교착관계를 벗어나 큰 진전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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