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세계시장 점유율 2%도 채 못 미쳐…범정부적 지원 절실

17일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사진=이명진 기자.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국민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인 동시에 잠재력이 큰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범정부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제약·바이오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 2%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 한국 제약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생산·해외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됐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17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약산업, 대한민국의 미래다”를 주제로 정부의 제약·바이오분야 연구개발 지원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올 한해 국내 제약산업이 나아갈 방향성·구상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고령화·4차 산업혁명으로 반도체(500조원대)의 3배에 가까운 1400조 세계 제약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중국·유럽 등 각국의 범정부적 육성정책 등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 쟁탈전이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제약산업계의 R&D(연구개발) 투자 대비 정부 지원은 미국(37%), 일본(19%)에 비해 턱없이 낮은 8%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정부는 제약산업이 국가 주력산업임을 선언, 건전한 산업 육성을 위한 실천방안이 따라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 회장은 “국가 차원의 파격적이고 집중적인 국책산업 선정·지원에 힘입어 1970년대 이후 급속 성장하며 한국 경제 발전을 지탱해온 주력산업들의 수출 부진과 한계 봉착에 직면했다”면서 “차기 성장 엔진을 새로 모색해야 할 시점에서 미래 성장동력인 제약 바이오산업에 대한 범정부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약산업은 자원빈국·인재강국인 우리나라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산업으로 R&D에 적합한 우수 보건의료 인력과 인프라, 세계 8위 수준의 임상경쟁력 등 미래 국가 대표산업으로 최적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원 회장은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이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현실에서 제약 산업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 확산,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선언, 국산 의약품의 글로벌 진출환경을 돕는 G2G 국가(정부)간 협력 네트워크 확대 등의 노력을 병행해 정체된 국내 제약산업 경쟁력을 다시 상승 견인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해 미래형 신산업 중 하나로 제약산업 지원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는 등 육성방침을 밝혔지만 실제 제약산업계의 R&D 투자 대비 정부 지원은 8%대에 불과하다”며 “국산 신약에 대한 낮은 성과보상 체계 등 정부 지원에 대한 산업 현장의 체감도는 냉골”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원 회장은 그간 국내 제약산업이 이뤄낸 성과에 대해 설명, 제약산업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원 회장은 “내수·제네릭 중심으로 자족해 온 제약산업이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약·개량신약 등 연구개발을 본격 추진한 이후 급격한 발전을 일궈냈다”며 “인적 투자도 활발히 이뤄져 지난 2010년 이후 전 산업 평균 대비 2배나 높은 고용증가율·청년고용율을 나타내고 연구개발·생산 부문 인력을 적극 충원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국내 제약산업이 가진 파이프라인 등 R&D 잠재력이 폭발 직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은 자원빈국이자 인재강국인 우리나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산업으로 특정 기업 1, 2개가 아닌 강소 중견기업들로 다각화된 R&D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2010년대 중반이후 다양한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로 신약 발굴의 한계 극복과 연구개발 역량이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가 100개사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선도물질부터 임상3상까지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은 최소 573개로 파악되고 있다”며 “오는 2030년까지 개발예정인 파이프라인까지 더해 953개에 달하는 등 산업계의 R&D 잠재력은 폭발 직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과 제약업계의 지속적인 R&D 투자 등이 이어진다면 2025년 글로벌 매출 1조 국산 신약 탄생, 2030년 10조 매출 국내 제약회사 출현, 2035년 의약품 수출 100조 달성 이상을 해낼 것으로 확신한다”는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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