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오전 북한 평양에 도착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2018.10.0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열리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고위급 회담에서 펜스 부통령이 언급한 비핵화 강경 입장을 표면화할지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한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직무대행은 17일 오후 6시 25분(중국시간) 베이징을 떠나 워싱턴으로 가는 티켓을 발권해 미국 동부 현지시간으로 17일 오후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 측은 돌아오는 티켓을 당초 18일로 예매한 바 있었으나, 19일 오후 3시 35분으로 귀환 일정을 하루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부위원장의 방미 일정이 1박 2일에서 2박 3일이 된 것.

워싱턴 도착 후 이튿날인 18일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갖게 될 김 부위원장의 일정이 늘어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이나 만찬 일정이 기대되고 있다.

CNN의 북한 전문기자인 윌 리플리는 16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김영철이 금요일(18일)에 마이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며, 아마도(possible)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견했다.

이번 방미는 특히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앞두고 펜스 부통령은 비핵화에 대해 재차 언급한 바 있다.

이야기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 국무부 청사에서 해외주재 미 대사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조짐이 좋은 대화를 시작했다”면서도 “미국은 여전히 우리 국민과 역내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앞서 북한과 미국이 각각 통일전선부와 CIA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논의차 판문점 등에서 수차례 극비 접촉했다고 국내 언론에서 보도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의 16일(현지시간)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해 "최근 몇 달 간 평양의 핵 위협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이 관여해 왔다"고 전했다.

WP의 보도에 따르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는 3월 또는 4월, 장소는 베트남 다낭이 유력해 보인다.

앞서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5월 말~6월 초 미국에서 1박 2일간 고위급 회담을 가진 후 6·11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했다. 당시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후 지난해 11월에도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고위급 회담이 예정 돼 있었으나 제재완화와 비핵화를 두고 양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회담이 취소되고 교착관계에 빠졌다.

따라서 어렵사리 성사된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 의제를 조율하는 결정적인 만남으로 보인다.

이전 북미회담이 고위급 회담 후 한 달 반 안팎의 준비기간을 두고 개최된 만큼, 2차 북미정상회담은 이번 고위급 회담을 통해 확정돼 2월 말이나 3월 초 개최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번 쟁점으로는 북한이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장거리 미사일이나 일부 핵 시설에 대한 사찰 등을 수용한 뒤 이에 상응한 조치를 요구하면서 이를 미국이 받아들이냐이다.

김 위원장은 이미 신년사에서 미국에 제재 완화와 함께 주한 미군의 전략물자 반입 문제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북한 측은 이번에 이를 중심으로 회담을 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예컨대 종전선언을 포함해서 인도적 지원과 상설적인 미북간의 대화채널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내신출입기자단 대상 신년브리핑을 통해 "결국은 미국이 제공하고 북한이 받아들이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한편 이번 김 부위원장의 방미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오전 춘추관 정례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공적 결실이 맺어질 수 있도록 고위급 실무회담에서 좋은 밑그림을 그려주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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