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고유가와 일본 자연재해 여파로 국내 LCC(저비용항공) 업계가 지난해 4분기 암울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제주항공, 이르면 이번 주 에어부산이 2018년도 연간실적 발표에 나선다. 앞서 실적발표를 마친 진에어, 티웨이항공에 이어 제주항공, 에어부산도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상장기업분석기관 에프엔가이드는 제주항공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으로 전 분기(378억원) 대비 77% 감소한 87억원을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어부산은 이번에 처음으로 분기 실적 공개 및 연간 경영실적 발표를 한다. 에어부산 또한 지난해 4분기 고유가 여파 및 비수기 영향에 따라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모든 LCC의 경영여건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국내 LCC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이어진 고유가 기조로 4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입었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사의 유류비 부담이 증가했고, 지난해 9월 발생한 일본 자연재해 여파에 따라 국내 항공 수요도 위축됐다. 통상 4분기는 비수기로 꼽힌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달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2018년 연간 매출액 1조107억원, 영업이익 61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진에어의 4분기 실적은 매출 2288억원, 영업손실 234억원, 당기순손실 182억원 수준이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억원, 423억원, 347억원 크게 줄었다.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의 사업 제재 조치로 신규 기재 도입 및 노선 확보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잠정 실적을 공시한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해 매출 7319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4분기는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록,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유류비 상승과 자연재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이어졌다”면서도 “차별화된 노선 전략과 기재 도입에 따른 매출 확대, 기재 가동률 제고에 따른 생산성 향상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에 그친 455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LCC 업계는 늦어도 3월경 발표를 앞둔 신규 LCC 진입으로 최대 2곳의 항공사가 업계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기존 LCC들은 신규 사업자 등장으로 인한 인력 유출 및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CC는 지속적인 프로모션으로 이미 최저 운임으로 운항되고 있어 신규 LCC와 더 이상의 출혈경쟁이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다만, 이미 국내에는 항공기가 포화 상태로 공급량에 반해 여행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LCC 업계 시장환경은 전년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LCC 업계에는 몽골 등 수익성이 높은 노선의 운수권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1분기 계절적 성수기 효과 및 낮아진 연료비로 인해 (LCC의)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나, 지난해 역기저 효과 및 국내 여행 수요 둔화를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 폭은 기대치에 못 미칠 전망”이라며 “내수 소비 개선을 통한 여행 수요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돼 항공사 간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다”고 업황을 진단했다.

한편, 국토부는 현재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발급을 위한 막바지 심사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늦어도 내달 중에는 신규 LCC 심사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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