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국 최대 제재 불명예…‘내부 관리 시스템’ 개선 조짐 안보여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 <사진=유진투자증권 홈페이지>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지난해 금융당국의 잇따른 제재로 곤욕을 치른 유진투자증권이 실적 부문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로 유진투자증권을 9년째 이끌고 있는 유창수 대표의 ‘경영관리’ 능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561억) 17.2% 하락한 46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714억) 7.8% 줄어든 65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주식 운용수익 부진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았다. 유진투자증권은 2018년 한 해 동안 금감원으로부터 총 4차례 제재를 받았는데, 기관제재 2차례와 과태료 2억5000만원 처분이 포함됐다. 여기에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의 ‘주의적 경고’를 포함해 정직 1명, 감봉 1명, 견책 3명, 퇴직자위법부당사항(견책상당) 1명 등의 제재를 받았다.

가장 큰 제재인 유진투자증권의 계열회사인 유진기업이 발행한 전기단기사채 우회 매수 혐의를 비롯해 ▲자기 인수증권의 신탁편입 금지규정 회피를 위한 연계거래 이용 ▲직무관련 정보의 이용금지 위반 ▲임직원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관련 규정 위반 등이었다.

지난해 8월 전 재경팀 직원이 법인카드대금 및 은행수수료 지급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을 횡령한 것이 적발돼 제재를 받는 등 1년 내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증권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마찬가지로 유진투자증권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초과 거래되는 유령주식 거래 사태가 터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유진투자증권은 사건이 발생한지 2달이 넘도록 당국에 알리지 않는 등 늦장대응을 펼쳐 사건 은폐의혹을 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당국의 수차례 제재에도 불구하고 유진투자증권의 경영 환경과 내부 시스템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유진그룹 오너 일가인 유창수 대표의 ‘황제경영’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경선 유진그륩 회장의 동생인 유 대표는 회사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의 지배구조는 유 대표를 향한 견제가 전혀 이루어질 수 없는 시스템”이라면서 “이러한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내부관리시스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 대표의 경영 방식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대표 사외이사로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유 대표의 힘과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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