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유료방송업계 4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인 CJ헬로 인수를 공식화하며 방송통신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들 기업의 M&A(인수합병)로 시장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을 SK텔레콤 또한 케이블TV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SK텔레콤도 티브로드 또는 딜라이브 등 케이블TV 업체 인수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M&A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SK텔레콤도 케이블TV 인수에 속도를 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현재로선 가입자 약 300만명을 보유한 티브로드 인수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티브로드는 CJ헬로를 제외한 다른 케이블TV 사업자에 비해 가입자 수가 100만명 이상 많다. 유료방송업계 내 가입자 100만명의 차이는 효용 가치 면에서 월등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전날(14일) 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CJ ENM이 갖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LG유플러스는 “이사회 의결에 이어 CJ ENM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인허가 과정을 거치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CJ헬로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현재 유료방송업계 4위인 LG유플러스는 KT그룹에 이어 단숨에 2위 사업자로 오르게 된다.

CJ헬로는 413만명의 케이블TV 가입자, 78만여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79만여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CJ헬로의 케이블TV 가입자와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 376만명(11.7%)을 합하면 789만명(24.5%)이다.

이렇게 되면 시장 1위 사업자인 KT그룹(가입자 997만명, 31%)의 뒤를 바짝 쫓게 되고,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2위에서 3위로 물러나게 된다.

과거 SK텔레콤은 2015년 말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기업결합에 대한 최근 공정위의 입장은 우호적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SK텔레콤 또한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케이블TV 인수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관련 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 부사장은 “CJ헬로 지분 인수를 통해 방송통신 융합을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정체돼있는 방송통신 시장의 서비스 경쟁을 촉진해 본격화되는 5G 시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을 33%로 제한한 합산규제가 국회에서 재논의됨에 따라 KT의 M&A 시계는 멈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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