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대구 엑스코 엑스코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대구 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진태 당 대표 후보자가 지지를 호소하고 잇다. 2019.02.1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5.18 망언’ 논란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김진태 후보자가 극우 세력으로 일컬어지는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에 힘입어 여전히 ‘막말’을 이어가는 김진태 의원을 두고 국민들은 ‘제 2의 홍준표’라고 지칭했다.

김진태 의원을 향한 지지자들의 성원이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전날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단상에 오르자 욕설과 막말로 공세를 펼쳤다. 이같은 조직적 야유 공세는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1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전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5·18 망언' 논란으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당 윤리위에 회부한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표출이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석방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천만인무죄석방본부가 주최하고 대한애국당이 주관한 제101차 태극기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1.05./사진=뉴시스

김 후보 지지층에는 이른바 '태극기부대'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연설회마다 조직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심지어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TK 지역 합동연설회마저 '태극기 부대'에 의해 분위기가 좌우되자 한국당 내에서도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4일 대전 합동연설회 정견 발표 중 김 후보의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김진태! 김진태! 외칠 때 김진태 데리고 우리 당을 나가 달라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인가?”라고 힐난한 바 있다.

한국당은 전당대회로 컨벤션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당 지지율은 추락하고, 지난 총선 이후 가장 앞세워야할 ‘보수 통합’은 극우 세력에 의해 뒷전이 돼 버린 모양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전당대회가 태극기부대에 휘둘리는 것에 대해 “국민 전체로 볼 때 한줌밖에 안 된다”며 “그 한줌 세력에게 당이 볼모로 잡혀 있다는 건 정말 한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8일 오후 MBC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이들은 1~2년 넘게 덕수궁 근처에서 집회를 해서 단련이 돼 있어 전당대회를 휩쓸고 있다”며 “소위 과격한 세력인데 이들에 휘둘리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도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내년 총선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중도를 놓고 민주당과 경쟁하는 정당이 아니라 태극기부대를 놓고 대한애국당과 경쟁하는 정당이 된 것 같다”며 “굉장히 퇴행적”이라고 지적했다.

거기다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렸던 연설회에서는 막말이 오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15일 “극우의 막말 잔치”라 혹평했다.

서재헌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한국당 전당대회 경선에 나선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국민과 당을 위한 통합과 혁신을 버리고 분열과 조장을 선택한 막말잔치를 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 파문으로 당의 제명 대신 면죄부를 받은 김진태 당대표 후보는 연설에서 ‘국민의 힘으로 이룩한 촛불혁명에 놀라 다 도망갈 때 한국당을 지키고 문재인 정부의 민생입법을 다 막아냈다’고 주장했다”며 “국회의원이 민생입법 처리를 막아선 걸 자랑이라고 하다니 그 행태가 후안무치하기 이를 데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오히려 김 의원은 ‘5.18 망언’으로 인해 자신이 받는 비난의 화살이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5일 <경인방송>(OBS)에서 중계한 ‘제3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 티브이 토론회’에서 “(나는) 직접적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당 윤리위에 나를 회부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조처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김 의원의 막말 파문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시절엔 품위 손상과 명예훼손을 이유로 국회윤리위원회에 4차례나 징계안이 제출될 정도였다.

김 의원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법’ 통과 당시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이 불면 꺼지게 돼 있다”고 말한 바 있으며, 2015년 11월 세월호 참사를 두고도는 “추가 희생자가 나타날 수 있고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를 대며 세월호 인양에 반대한 바 있다. 아울러 그는 과거 박지원 의원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바 있다.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The-K타워 그랜드홀에서 열린 자서전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1.30./사진=뉴시스

여러 차례 막말파문에 휩싸인 김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자 국민들은 “boat**** 자한당은 그리 인물이 없냐? 제2의 홍준표”, “g_t_**** 제 2의 홍준표네. 그렇게 민주당을 도와주고 싶냐? X맨아ㅋ”, “ikis**** 극우꼴통 끝이구나 아주ㅋㅋㅋㅋㅋ제2의홍준표가또나와주니 민주당은 총선에서 물개박수칠일만 남았네”, “hyuk**** 김진태가 반드시 당선되어야 한다!! 홍준표의 뒤를 이어 한국당을 자멸의 길로 이끌 최고의 후보다..!”라며 그를 ‘제 2의 홍준표’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정계에 활동할 당시 수차례 막말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한편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춘천에서는 김 의원 사퇴 촉구에 나서기도 했다.

강원대 민주동문회 등 52개 단체로 구성된 춘천 망신 김진태 추방 범시민운동 본부는 18일 춘천시청 앞에서 '춘천망신 김진태 추방 범시민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에 대한 사죄와 국회의원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극우반공주의자 지만원과 김진태 의원이 협작해 5.18광주민주와운동의 정신을 부정하고 유가족들을 모독하는 등 역사를 왜곡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춘천시민들은 부끄러움과 분노를 느꼈으니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데만 혈안이 돼 춘천시민의 뜻을 무시하는 김 의원은 춘천을 떠나고 국회는 헌법정신을 유린한 5.18망언 국회의원들을 즉각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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