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유통업계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파격 할인’이 꼽힌다. 매출에 직접적 연결이 되는 부분이기에 업계는 앞다퉈 ‘파격가’를 선언하고 나선다. 

시즌을 맞아 기획전과 할인행사 등 소비자를 겨냥한 이 같은 이벤트는 유통업계 전반에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업들은 제품을 반값 또는 반값 이하로 판매함으로써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최저가 ‘0’원도 등장한다. 일단 소비심리 띄우기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각종 포털 사이트 실검 순위에 이런 행사들이 속속 등장하는 게 그 방증이다.

소비자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특가 전쟁’에 환영을 내비치기도 하는 반면, 부정적 쓴 소리도 거침없이 쏟아진다. 

“진짜 구매 성공한 사람이 있을까”부터 “할인 꼼수 같다”는 등 반응이 온라인 세상에 대거 몰린다. 최대 할인가로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따져보게 되면 기준 가격에 거품이 포함된다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최근까지 위메프, 티몬, 유니클로, 뉴발란스, 코오롱, 아디다스 등 브랜드 네임이 포털 실검 상위권에 올라온 게 대표적이다. 물론 이 외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있다. ‘특가’ 행사가 떴다 하면 하루 종일 접속자가 몰리면서 공식 사이트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한 소비자는 구매 욕구 높은 제품이 할인가로 판매된다는 소식에 접속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돌아온 것은 서버 접속 불발에 이어 ‘품절’ 메시지까지 보게 된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소비자는 “간신히 접속해도 결제창이 결국 먹통이라 살 수 없었다. 서버 폭주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지 않고 뭐 하는 것인지 황당할 따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같은 불만 속출에도 대부분 기업들은 원론적인 해명만 늘어놓는다. 결제 시스템상 문제로 앞으로는 개선해 나가겠다는 ‘앵무새’ 발언만 되풀이한다.

소비자 또한 현명한 구매가 필요해보이지만 기업들이 마음 먹고 덤비는 ‘눈속임’까지 이겨낼 수는 없다. “50%·70%·최대 90%까지” 현혹하는 ‘특가할인’ 숫자 메시지. 누구라도 대폭의 할인 눈속임에 속지 않을까. 

기업 입장에선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활용해 할인 마케팅을 펼쳐야 상품을 많이 팔고 결국 매출 성장으로 이끌 수 있는 게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기업 간 과거보다 더욱 치열해진 마케팅 경쟁 속에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보다 제대로 된 특가 할인 정책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잃지 않는 게 올바른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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