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4일 오전 밀수·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06.04./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남편 박모씨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아동학대 정황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 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조현아 동영상’ 속속 나와 

KBS는 지난 20일 조현아 남편 박모 씨가 경찰에 제출한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 속 박씨가 어지럽혀진 집안 모습에 대해 "이 부순 건 다 뭐야?"라고 묻자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니가 딴 소리를 하니까 그렇지"라고 수차례 소리를 질렀다. 이어 박씨가 "어떡할까 내가 그럼 지금 어?"라고 묻자 "죽어, 죽어, 죽어 죽어버려"라고 외치는 목소리도 담겼다. 영상 속 남성은 목에 졸린 흔적과 더불어 얼굴엔 피가 맺힐 상처가 있었다.

영상이 공개된 후 다음 날인 21일 채널A의 '김진의 돌직구쇼'에서 또다른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아동 학대’ 논란이 일었다. 영상 속 여성은 "아이가 단 거 먹는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잖아. 밥 먹기 전에 먹는 걸 그러는 게 아냐"라고 말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에 박 씨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봐. 아이가 와서 뭘 먹었어. 어디서 들고 왔어?"라고 되물었다. 이같은 언쟁에 아이는 귀를 틀어막았다.

이어 21일 채널A의 '사건상황실'에서는 박 씨로부터 입수한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엔 감기가 걸려 감기약을 먹었다며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남성에게 고함을 치며 폭언을 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겼다. 남성이 "많이 아파. 지금"이라고 힘든 내색을 하자 여성은 "그래서 어떡하라고 나더러.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빈속에 감기약 먹는다니 당신 의사 맞아? 어?"라고 반문했다.

이어 여성은 "자기 그렇게 게걸스럽게 미친X처럼 도미조림 먹는 게 그게 정상이야? 어? 거지도 아니고? 정말 챙피스러워서 정말? 거지XX같이. 정말 챙피스러워서 정말 죽는 줄 알았어"라라며 "거지XX도 아니고. 자기 원래 약 먹고 취하고 그러면 원래 그렇게 X먹잖아"라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vs박씨...이혼 소송 속 진흙탕 싸움

영상을 공개한 박 씨는 이같은 상황을 언급하며 고소장을 통해 "조현아가 지속적으로 폭행, 폭언을 일삼았다"며 이혼 뿐 아니라 처벌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고소장에는 박 씨가 조현아에게 2016년에만 4차례 폭행을 당했고, 조현아가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내고 "남편 박씨와 갈등은 있었지만 폭행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조 전 부사장 측에 따르면 박씨가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면서 이같은 언쟁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현아씨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자녀를 학대한 사실이 없다"며 "(폭행 사실은) 모두 술 또는 약물에 취해 (박씨가) 이상증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씨 측은 "알코올 중독자로 치료받거나 알코올 중독약을 복용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씨 측 변호인은 "박씨가 화가 난 조씨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며, 심지어 속옷 바람으로 쫓아내 밤새 들어오지도 못 하게 한 적도 있다"며 "결혼 후 발생한 공황장애 때문에 의사의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을 뿐이다. 별거 전에 매일 세 차례 복용하던 공황장애 약을 별거 후에는 한 차례로 줄였다가 지금은 복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씨 측은 "결혼 이후 조씨로부터 계속 폭행·학대·핍박·모욕 등을 당했고, 계속 감시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씨는 아내의 폭언·폭행을 이유로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조 전 부사장과 박씨는 2010년 10월 결혼해 슬하에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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