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자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9.02.22./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최대 유력 후보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그의 당선이 불러올 한국당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개최를 이틀 앞둔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후보 중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지난 24일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2일 전국 19세 이상 한국당 지지층 710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후보 지지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7%포인트)한 결과 황 전 총리가 60.7%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 뒤를 이어 김진태 의원이 17.3%,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5.4%를 받았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됨)

결국 큰 이변이 없으면 자유한국당의 신임 대표로 황 전 총리가 당선될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지난달 15일 입당 전부터 여야 막론 공세를 받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15일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박근혜 정권 내내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핵심인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에 누구보다 큰 책임이 있고 본인도 수많은 의혹의 당사자"라며 "보수의 혁신과 개혁을 약속했던 자유한국당의 선택이 '도로 친박당'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직무대행까지 맡은, 대한민국을 망친 국정농단의 핵심 부역자가 이제 와서 국민을 생각하겠다고 나섰다"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면 정치권에서 당권이나 대권에 도전하기보다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도리를 가지고 나라를 망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라”고 일침했다.

국민들도 황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 역임할 당시 일어난 ‘국정농단’을 그와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15일 전국 성인 500명에게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해 16일 발표한 결과, 황 전 총리의 입당 반대 응답은 50.0%, 지지 응답은 37.7%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됨)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역임한 그의 정계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니나 다를까 황 후보는 지난 19일 당대표 TV토론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어쩔 수 없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X표’ 팻말을 들었다.

그는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인 책임을 묻는다고 해서 쉽사리 탄핵 결정을 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이 부분에 관해서 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후보의 이날 발언으로 당 안팎에서는 다시 '박근혜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정권의 오명을 '보수의 개혁'으로써 떨치겠다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다른 목소리인 것이다.

황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오세훈 전 시장은 “대한민국 보수층 전체가 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인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라며 “이미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통해 탄핵에 대한 이유가 밝혀진 바 있는데 굳이 그것을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황 후보는 이어 지난 21일 당권주자 토론회에서 최순실씨의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해 탄핵 불복 논란을 일으켰다.

황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글을 얼려 “과거의 아픔이 분열과 갈등의 대결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제 갈등과 분열의 시대와 완전히 결별하고, 국민을 향한 통합의 시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중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기에 편승을 해서 정치적 실리를 취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라며 "지도자라면 자기 세력과 자기 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일침했다.

오 후보는 "법원 판결은 분명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까지 거치고 오래 재판을 거쳐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시한 것이었다"며 "야당에 열광하고 지지하는 분들은 지금 분노하는 상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법원 판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그럴 때에 지도자라면 그 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차례 발언으로 극우세력인 '태극기 부대'까지 섭력에 나선 황 전 총리가 당선을 앞두고 있다. 결국 황 전 총리가 신임 대표로서 나아갈 길은 '박근혜당'으로의 회귀 뿐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황교안 전 총리는 국회의원 경험이 전혀 없으며 전당 생활도 처음하는 인물이다. 제 1야당을 이끄는 신임 대표로서는 우려가 될만한 사안이다.

아울러 그는 1980년대 후반 노태우 정부 공안정국 시절 서울지검 공안 2부 검사출신 법조인이기도 하다. 특히나 요즘과 같이 민생과 평화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시기에 황 전 총리의 이력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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