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2.25./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때 아닌 ‘20대’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당 소속 의원들의 잇단 20대 청년 관련 발언이 당 내에서도 입장 충돌하고 있다.

홍익표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5⋅18 망언과 극우 정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왜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냐. 거의 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 교육으로 그 아이들에게 적대감을 심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 지지율의 하락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분들(20대)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10년 전부터 집권한 세력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며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영표 "20대에 사과"

이에 대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요즘 며칠 동안 20대 청년과 관련해 우리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며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과 함께 머리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바늘구멍보다 들어가기 힘든 대기업, 공공부문 취직, 부모의 성취에 따라 결정되는 기회 현실, 기득권의 세상에서 젊은이들은 절망하고 있다. 상상력과 활기를 짓누르는 상명하복 문화에 숨막히고 있다"며 "20대에게 청춘이라는 말이 절망과 상실의 동의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청춘은)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자 빛나는 희망을 꿈꿀 수 있는 특권이어야 한다"며 "당이 20대가 절감하는 현실을 함께 공감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사과에 동의 못해"

하지만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홍 원내대표가 내 발언의 뜻을 몰랐던 것 같다"며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북한의 핵개발과 천안함 사건 등의 한반도 상황이 당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며 "또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하에 남북한의 대결 의식과 반북 이데올로기 강화가 당시 교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10대들의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이 과거 40%대 초반에서 5%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며 "최근 한반도 화해협력 분위기와 이것으로 인한 교육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 설훈 의원 발언에 대해 말씀하신 것 같다"며 "제 얘기의 요지는 오히려 보수 언론과 보수 정당을 지적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수석대변인은 "이를 엉뚱하게 반공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때문에 당 지지율이 적게 나온다고 얘기하는 것은 가짜뉴스이자 정치공세"라며 "특히 이 문제는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되려 책임의식을 갖고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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