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이 26일(현지시간) 사이카의 호위를 받으며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로 향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다.2019.02.26./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27~28일 개최될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협상이 ‘스몰딜’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약 8개월 만에 회동하는 두 정상은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역사적인 첫만남을 가졌지만 이후 ‘허울’뿐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구체적으로 끌어오지 못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북한은 미국의 상응조치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갖긴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이번 회담에서는 특히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과 시간표, 이를 견인할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양국 정상이 성공적인 협상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양측은 진전된 핵 담판을 하기에 여전히 상호 신뢰가 부족하다. 특히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할 의사는 없다”고 예견했다.

태 전 공사는 26일 보도된 일본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경제도 안되고 군사력으로 남북통일을 지향했지만 그것도 잘 안됐다. 노력했다고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핵무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에게는 지금 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관광이 재개되고 공단이 재가동되면 1년에 1억5000달러(약 1120억원)의 현금이 들어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영변 핵시설은 수십년간 운영해 지금은 꽤 노후화 됐다"면서 "이미 폐쇄 처분할 오래된 핵시설을 전달하고 핵과 미사일은 유지하면서 제재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북한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즉 노후화 된 영변 핵시설을 ‘버리는 카드’로 사용하면서 대북제재를 끌어올 것이란 해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7일 베트남 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만나 저녁 만찬을 가지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날 양국 정상은 단독 회담과 친교 만찬 순으로 약 2시간에 걸쳐 회동한다.

특히 저녁 만찬은 양국이 의제를 나눌 수 있는 공식적인 첫 만남이기에 이날 분위기가 향후 회담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양국이 비핵화와 상응조치로 인한 수싸움을 딛고 '빅딜'을 성사시킬지, 지난 만난처럼 '허울'뿐인 '스몰딜'로 타협할지가 만찬을 통해 가닥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후 회담 둘째 날인 28일은 두 정상이 정식으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의논하는 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28일 회담을 가지면서 종전선언, 미 전시자 유해 추가 송환,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영변 핵무기용 물질 중단과 대북제재 해체를 논의할 예정이다. 북미회담 내 최소 다섯 번의 회담을 가진 두 정상은 마지막으로 하노이 공동선언을 채택하며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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