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중학교 입학을 앞둔 10대 쌍둥이 큰아들이 태국의 한 호텔에서 추락사한 가운데 그의 부친이 사고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달 초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이 하늘나라를 보내고 의문점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28일 낮 12시30분 현재 58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해당 글에 따르면 아이의 아빠인 청원인 A씨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아내와 쌍둥이 아들들과 함께 여행차 태국 방콕을 찾았다.

청원인 A씨는 “방콕의 한 호텔에 도착해 오전 2시쯤 잠들었다. 그런데 새벽 6시쯤 옆방에 있던 쌍둥이 작은아들이 ‘형이 보이지 않는다’며 저희 부부를 깨웠다”며 “호텔 카운터와 현지가이드에게 이 상황을 알렸지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 불안해져서 호텔 곳곳을 다니며 사라진 큰아들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청원 글에 따르면 오전 7시 50분쯤 뒤늦게 호텔에 도착한 한국인 가이드가 보여준 휴대폰 CCTV 영상에는 새벽 5시쯤 자신의 방에서 나온 큰아들이 이 방, 저 방의 문을 두드리고 다니다가 호텔 내부에 있는 중앙홀 난간 쪽으로 간 뒤 아래를 보다가 미끄러웠는지 갑자기 떨어지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A씨는 “호텔 측은 직원이 5시 7분쯤 10층에서 6층 홀로 떨어진 아들을 발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8시가 다 돼서야 영상을 보여줬다. 왜 3시간이나 지나 (아들 추락 사고에 대해) 알려주고 찾고 있는 저희보다 한국인 가이드한테 먼저 알렸는지...”라며 “CCTV 영상도 10층 것만 보여주고 6층 홀 CCTV는 보여주지 않았다”고 호텔 측의 사고 조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당시 사고 현장을 보려고 물어도 봤지만 조사가 먼저 끝나야 한다고 해 (결국) 볼 수 없었다. 그게 그 나라 법이냐”고 억울해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현지 경찰서에 태국 주재 한국 영사관이 왔지만 조금 있다 간 게 끝이다. 자국민이 타국에서 죽었는데 전혀 조사도 안 하고 CCTV만 보고 갔다”며 “(추락사한 아들을) 병원으로 옮겼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 갔지만 한국 영사관은 오지 않았고 한국 장례식장 연계 절차 과정에서도 (대사관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우리 아들은 왜 그 새벽에 혼자 나와 난간 쪽으로 갔는지, 호텔 측과 가이드는 왜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고 나중에 알려줬는지, 한국 대사관은 자국민이 타국에서 죽었는데 뭘 했는지 알고 싶다”며 “(사고에 대한 진상을) 모르고 넘어가기에는 아빠로서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갈 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태국 주재 한국 대사관 측은 “8시 40분 신고 접수 후 9시 15분 현장에 도착해 즉시 가족에게 연락을 지속적으로 취했고, 호텔과 여행사, 경찰 관계자를 만나 사고 경위를 청취한 뒤 현장 CCTV를 확인했다”며 “태국경찰서에선 사건 경위에 대한 유족 조사 통역 등을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또 “유족이 의문으로 제시한 부분은 국민신문고 7회, 이메일 3회 등을 통해 답변했다”며 “현지 경찰서, 호텔, 여행사 측의 질의 답변을 통해 확보한 초기 대응기록 또한 유족에게 일부 공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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