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제26대 중기중앙회장 당선/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중통령(중소기업대통령)’이라는 별칭답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끝났다.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28일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 회장에 당선됐다. 당선의 기쁨도 잠시, 김 회장을 둘러싼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앞서 김기문 회장은 기업 오너일가로서의 도덕성 논란, 측근들이 줄줄이 선관위로부터 고발 조치를 받으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와관련 김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서실장 금품수수 혐의는 모르는 일"이라며 "모든 사항은 수사기관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중통령 특권 무엇 있나

김기문 회장은 향후 4년간 중기중앙회를 이끌면서 정부 행사에서 부총리급 의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5대 경제단체장의 한 명으로 대통령의 공식 국외 순방에 동행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정책에 힘이 실리며 위상이 한층 올라갔다는 평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청와대 신년 행사를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했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중기중앙회 신년인사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정계 입문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중기중앙회장을 거쳤던 역대 회장 11명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별도의 급여가 없는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중소기업인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금품선거ㆍ수상한 주식 매각... 험난 예고 

그래서일까. 당선은 됐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현재 김기문 회장 측근이 수십만원 규모의 현찰과 시계를 건넨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 회장의 비서실장 A씨는 지난 7일 모 매체 기자에게 50만원의 현찰과 20만원 상당의 시계를 건넸다. 기자는 현찰과 시계를 받은 후 곧장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고 선관위가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A씨를 고발했다.

이와관련 김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사기관에서 지금 조사를 하고 있으니 곧 밝혀질텐데 내가 여기서 무슨 언급을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고 말했다. 

문제는 김 회장을 둘러싼 구설수 가운데 중기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해 다수 유권자를 상대로 향응과 시계 등을 반복 제공했다는 내용 뿐만 아니라 수상한 지분 매각 의혹까지 불거져 있다는 것. 

앞서 김 회장 일가는 수상한 지분매각으로 투자자들의 의심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석 대표이사와 김기문 회장의 장녀 김유미, 차녀 김선미 등의 특수관계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보유주식의 3.33% 수준인 54만9633주를 매각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이후 제이에스티나는 같은 날 오후 2018년도 영업적자가 8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7% 확대됐다는 악재성 내용을 공시했다.

이를 놓고 투자자들은 오너 일가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실적악화 공시 전 주식을 매도해 대규모 손실을 막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제이에스티나의 영업구조 점차 손실이 늘고 있다. 3분기 기준 제이에스티나의 4개 주요 사업부문 중 핸드백, 손목시계, 화장품 등 3개 부문에서는 매출이 늘어날수록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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