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18년 12월5일 디지털글로브가 제공한 북한의 소해 시설 위성사진. 2019.03.07./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남북미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등장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설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5일(현지시간) 자체 위성 사진을 통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이날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를 통해 "상업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이 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히 재건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보도"라면서도 "그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이는 결국 해결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뿐 아니라 미국의 여론도 북한의 움직임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며칠 만에 드러난 이번 사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한 외교적 치적으로 주장해온 미사일 실험의 유예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첫 번째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동창리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있어 불길한 징후(ominous sign)"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북한의 동창리 카드가 미국을 향한 도발이라기보다는 의외로 대화 재개를 고려한 전략적 결정으로 보고 있다.

그 일례로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지난달 27~28일 열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하며 "(북미가) 생산적인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TV는 지난 6일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윁남(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을 공식친선 방문하시었다'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소개하고 이번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성과를 부각시켰다.

특히 영화는 2차 북미 회담과 관련해 양측의 협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영화는 "미합중국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서 단독환담을 진행했다"며 "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노정에서 괄목할 만한 전진이 이뤄졌다는데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토대해 조미(북미)관계 개선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는 데에서는 실천적인 문제들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이 교환됐다"고 덧붙였다.

북미의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6일(현지시간)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이 본부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북미회담 이후 향후 추진방안에 대해 협의와 현 시점에 향후 북미대화 진전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나 시기가 매우 민감한 때라는 것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북공조와 관련해 긴밀한 대화를 지속해나가기로 약속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그간 정상과 외교관장, 수석대표 등 각급에서 공조가 긴밀하게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평가했으며 앞으로도 소통과 협의를 계속 유지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한국 측 대화상대방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일본 측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과 함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조율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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