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8일 자정까지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를 내지 못했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해 임단협 교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결국 ‘극한대립’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물론 협력사 및 지역사회로의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8일 자정까지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를 내지 못했다. 8일은 르노 본사가 노사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날이다.

이날 진행된 20차 본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에 총 1720만 원(실적 인센티브 1020만 원+원샷보너스 7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2차 수정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또 제시안엔 인력 충원,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설비 투자, 중식 시간 연장 등의 근무 강도 개선안과 함께 배치전환 프로세스 개선안도 포함됐다.

반면 노조는 추가 인원 200명 투입,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인사 경영권의 합의 전환 요청 등을 협상 막판까지 요구했지만 회사 측이 거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중 교섭 기간을 포함해 20차에 걸친 협상에도 노사의 이견은 결국 좁혀지지 않았다.

사측은 전환 배치, 인원 투입 등 현재 협의로 되어 있는 인사 경영권을 노조 합의로 전환 요구하는 것은 부산공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향후 수출 물량 확보 경쟁에서의 경쟁력 저하 및 궁극적으로 부산공장의 고용 안정성까지 위협하게 만드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이 의견 일치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부산공장은 수출용 로그 후속 물량 배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2014년부터 이어온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올해 9월 만료되면서, 르노삼성은 후속 물량 배정이 절실한 상태다. 만약 후속 물량을 배치 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은 물론 협력사도 줄도산할 우려도 나온다.

이에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로그 후속 물량을 못 받을 경우 생산량과 매출 감소로 위기다. 결국 르노삼성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2의 한국 GM사태가 터지진 않을지,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된다”고 우려했다.

현재 사측은 향후 일정 및 논의 사항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앞서 르노삼성은 후속 수출 물량 배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 집행부에 협조를 구해왔다. 현재 부산공장 생산 경쟁력은 임금 상승으로 2014년과 비교해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한편, 르노삼성 노조는 이번 임단협 협상과 관련 부산공장에서 총 42차례, 160시간 부분 파업을 벌여왔다.

이로 인한 손실 금액은 총 178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들이 12월 이후 예상치 못한 휴업과 단축근무 등으로 입은 손실은 약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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