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 따른 ‘반사효과’ 톡톡…올해 최대 과제는 ‘예보료 인하’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주요 은행들에 이어 저축은행들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조4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저축은행중앙회 회원사 79곳은 지난 3분기까지 순이익 85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95억원(3.6%) 증가한 수치로 작년 한 해 전체 순이익 2년 연속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의 이같은 실적 고공행진이 정부 규제에 따른 ‘반사효과’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인하 압박 등으로 소비자들은 시중은행을 떠나 저축은행으로 몰리게 됐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1∼9월 저축은행 영업실적’을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저축은행들의 이자이익이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SBI·OK·웰컴 등 3대 저축은행 모두 역대 최대 이자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대 저축은행 합산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1조2310억6900만원으로 전년 동기(1조588억5500만원) 대비 16.2% 증가했다.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자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시중 은행과의 금리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상호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1월 기준 연 14.73%로 올라섰다. 작년 8월(15.18%)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예금은행의 4.1배 수준으로 작년 11월(3.9배) 보다 차이가 벌어졌다. 금리차는 11.2%로 작년 8월(11.5%) 이래 가장 커졌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19.27%로 작년 9월(19.32%)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증가세를 기록했다”면서 “정부의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예보료 인하와 각종 규제완화 및 사업 다각화를 통해 3년 연속 순이익 1조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을 선임된 박재식 회장도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는 예보료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박 회장은 “저금리 체제에서 과도하게 부담이 되는 예금보험료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며 “은행과 차별성 없는 대손충당금 확보 기준, 과도한 부동산 대출 규제, 소형 저축은행에 부담이 되는 지배구조 기준 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 과제로는 ▲저축은행 위상 재정립 ▲수익 기반 확대 ▲온라인·모바일 추세에 맞춘 디지털뱅킹 방향 등을 꼽았다.

한편, 예보료 인하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예보제도 개선은 금융권 전체의 틀에서 봐야 해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개선 방안을 내기는 어렵다”며 “다만 금융사들이 하는 얘기는 잘 듣고 있고, 예보제도의 실효성과 업권 간 형평성 등의 차원에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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