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백악관이 공지한 2차 북미 정상회담 2일 차 일정은 '일대일 양자 단독회담-확대 양자 회담-업무 오찬-합의문 서명식'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김정은 공식 성명 시기에 촉각 곤두...결렬된 협상 '새로운 길' 찾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배경을 두고 양측간 장외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향후 행동 계획이 담긴 공식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예고하면서 관심이 쏠린다. 

◆최선희 "머지않아 국무위원장 직접 결정 내릴 것"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핵·미사일) 동결 상태를 유지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이라며 "머지않은 시일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만간 입장을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북미 간의 긴장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7년 이후 김 위원장의 명의로 대외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본인 명의의 입장을 표명할 경우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북미 회담에서 지난 15개월 간 핵실험을 중단하는 성의를 보였으므로 미국도 제재완화와 같은 상응하는 조취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대화를 이어갈 의사가 없다는 뜻을 확고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시기적으로 북한이 통상 4월 초에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만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를 계기로 발표할 가능성을 내다봤다. 북한은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를 치렀다. 

아울러 4월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를 전후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 의사 결정기구 회의 개최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김 위원장이 결정문을 채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최대 기념일인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15일)을 계기로 발언이 이뤄질 가능성도 꼽힌다. 

다만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발언이 한 번 나오면 번복이 어려운 만큼, 대화를 손짓하기 보다는 여부를 최고지도자가 직접 결단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핵심은 시기나 형식보다 메시지 내용이다. 최 부상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타협하거나 대화를 계속할 의향이 없다"면서 "미국은 지난 15개월 동안 북한의 발사 및 실험 중단에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靑 "최선희 브리핑, 美 하노이회담 평가 대응 차원"

협상을 중단 할 수도 있다는 북한 측의 선언에 대해 청와대는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의 입장 발표에 대한 북측의 대응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7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선희 부상이 평양 주재 외교단을 불러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입장에 대해 브리핑을 한것이 다만 외신 기자 4명이 포함되면서 기자회견이라고 잘못 알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 내용을 보면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계속해 하노이 회담 평가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북측의 대응이었다고 보여진다”며 “특히 지난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유엔안보리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을 보고 북한도 뭔가 대응을 해야겠다고 나선 것 아닌가 판단한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을 만나 대북 제재 이행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최선희 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공동성명이 발표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최선희 부상의 얘기를 보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유지 여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곧 결심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며 “다만 만일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에 대한 북한 입장의 변동이 있다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주의를 갖고 지켜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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