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청력마비에 사용된 병역 면탈 도구. 사진=병무청.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자전거 경음기이나 응원용 나팔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청각을 마비시킨 뒤 병역 면제를 받은 전직 운동선수와 인터넷 게임방송 BJ 등이 적발됐다.

병무청은 브로커를 끼고 고의로 청력을 마비시키는 수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8명과 이들의 병역 면제를 도운 3명 등 11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는 2012년 특사경제도 도입 이후 브로커가 개입한 최초의 병역면탈 사례다.

병무청 수사결과 이들은 병원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자전거 경음기 또는 응원용 에어 혼(운동장 등에서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소리를 낼 수 있게 만든 나팔 종류)을 귀에 대고 일정 시간 노출시켜 청각을 마비시킨 뒤 장애진단서를 발급받아 장애인으로 등록 후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적발된 병역 회피자 중에는 전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와 인터넷 게임방송 BJ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선수생활과 방송을 계속하며 돈을 벌기 위해 브로커에게 각각 1500만원, 5000만원의 거액을 주고 병역 면제 수법을 전수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무청 특사경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한 사람들이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병역면탈자를 끝까지 추적해 병역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병무청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의무기록지 등 과거 병력 유무를 확인하고, 중앙신체검사소 정밀 검사를 강화해 일시적 청력마비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등 병역판정검사 시 청력검사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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