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케이스위스·이랜드 위시 “매각 시나리오”

이랜드그룹은 올해 역시 ‘매각을 통한’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사진=이랜드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최근 이랜드그룹이 알짜 브랜드 매각에 시동을 걸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이랜드는 매각을 통한 유동성 마련에 주력해온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잇단 매각에도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이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랜드는 현재 올 상반기를 목표로 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을 추진 중인 가운데, 수년 간 그룹이 주도해 재무적 리스크를 줄여왔다는 점에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이랜드가 향후 핵심 계열사 코스피 상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 매각 재시동 배경은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올해 역시 ‘매각을 통한’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우선 이랜드그룹의 자회사 이랜드월드는 여성복 브랜드 Enc 매각을 추진한다. 조만간 잠재적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Enc를 보유한 이앤씨월드 지분 100%로, 현재 시장에서는 매각가를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EnC의 2018년 말 기준 매출액은 35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EnC는 이랜드월드가 2006년 패션업체 네티션닷컴으로부터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브랜드 가치 제고 목적으로 별도 법인 ‘이앤씨월드’로 분리했다.

사측은 현재 EnC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며, 올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랜드는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K-Swiss)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케이스위스는 테니스화, 러닝화 등 신발 및 스포츠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앞서 이랜드월드는 2013년 미국 기업 케이스위스 지분 100%를 2억 달러에 인수한 후 10여 개국에서 나라에 진출해 활동을 이어간 바 있다.

2017년 기준 매출액은 2343억원, 당기순손실은 4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누적 매출은 1151억원이며 순이익은 3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2017년 BDA파트너스를 자문사로 선정, 케이스위스 매각을 검토했지만 결국 협상에 실패하기도 했다. 최근 원매자를 찾아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시 추진된 이번 협상에서 매각의 성사 가능성이 커 업계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 관련 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가는 약 3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이처럼 케이스위스와 EnC의 두 브랜드 매각 거래가 성사될 경우 대금은 채무 상환에 쓰여질 것으로 전망되며 부채비율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측이 주력사업으로 내놓은 사업 포트폴리오에 시너지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랜드월드는 최근 중국법인 중 아동복 사업인 위시의 지분 약 30%를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할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현금 확보에 총력…부채비율 변수

이랜드그룹은 최근 부채비율이 400%에 달하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이에 최우선 방법으로 브랜드 매각을 선택,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자금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랜드는 최근 수년 간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등을 주요 알짜배기 매각 대상 브랜드로 선정, 매각을 추진했다.

티니위니는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대단한 패션 브랜드다. 론칭 13년 만인 2017년 중국 기업에 1억3000만 위안(한화 약 9000억원)에 매각했다. 같은 해 서울 홍대역과 합정역, 강남역 등의 유휴부지를 팔아 25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어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을 1년 연기하고, 지분 일부를 매각해 추가자금 6천억원을 유치했다. 이랜드리테일 소속 홈앤리빙 사업부 ‘모던하우스’도 7000억원에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또 지난해 초 제주켄싱턴호텔과 상록호텔 부지를 128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랜드파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결국 이랜드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대대적인 브랜드 정리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결과 지난해 170%대로 떨어지면서 3년 새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 관계자는 “올해도 재무구조 안정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별히 문제 될 만한 이유는 없다”며 “관련 절차에 따라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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