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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로비스트’ 논란…KT, 청문회 앞두고 노심초사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정·관·군·경 인사를 로비스트로 활용하며 거액의 보수를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는 KT가 내달 4일 청문회를 앞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청문회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아현국사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그러나 채용비리·로비 의혹 등 현재 KT를 둘러싼 정치 공방 청문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전날(24일) 공개한 ‘KT 경영고문’ 명단에 이어 KT ‘경영고문 위촉계약서’ 및 ‘경영고문 운영지침’을 공개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KT 경영고문 위촉계약서는 2014년 11월 1일 작성된 것으로, KT는 해당 고문에게 자문료로 매월 800만원가량을 지급한다고 적시돼 있다.

고문의 역할은 ▲회사의 경영현황 및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자문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동향 파악 및 자문 ▲기타 회사의 경영활동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한 자문 등이다.

이 의원은 “계약일과 월 자문료로 미뤄봤을 때 홍문종 의원 특보출신인 이○○ 고문과의 계약서로 보인다”며 “비밀유지의무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T 경영고문 운영지침에 따르면 KT는 고문의 등급을 4단계로 나누고 별도의 경우 회장이 고문료를 직접 정하도록 했다. 회장은 고문에 대한 최종 위촉 권한을 갖고 있으며(제5·6·7조), 계약 기간도 별도로 정할 수 있었다(제9조). 회사는 필요한 경우 고문에게 차량, 사무공간 및 기타 복리후생을 제공할 수 있게 돼 있고 그 기준도 회장이 정할 수 있게 했다(제14조).

앞서 이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황창규 KT 회장 취임 이후 위촉된 KT 경영고문 14명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명단에는 정치권 인사 6명, 퇴역 장성 1명, 전직 지방경찰청장 등 퇴직 경찰 2명, 고위 공무원 출신 3명, 업계 인사 2명이 있다.

이 의원은 이들에 대해 “KT가 경영고문으로 위촉하고 매월 자문료 명목의 보수를 지급했다”며 “이들의 자문료 총액은 약 20억원에 이른다”고 비판했다.

KT가 로비 수단이자 로비 대가 자리로 경영고문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황 회장이 위촉한 경영고문의 면면이 KT의 본래 사업목적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이들에게 수십억원을 지급한 부분에 대해 KT 감사와 이사회가 제대로 감독을 해왔는지 등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자녀를 시작으로 자당 내 불거진 KT 특혜채용 문제가 KT의 막대한 로비 의혹 등 황 회장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앞서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은 “오는 27일 KT 화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고 예정대로 내달 4일 화재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화재의 원인 규명 등을 위한 청문회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정치권을 비롯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청문회가 화재 문제를 넘어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자녀 특혜채용, 이번 정관계 로비 사태 등 비리 의혹에 맞춰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도 여당의 공세를 우려해 KT 청문회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지만 청문회를 앞둔 KT도 긴장 상태다.

내부에서는 통신요금 감면 및 소상공인 피해 보상 등 막대한 화재 보상액으로 사업 위축을 우려하는 한편, 이번 정치 관련 이슈로 브랜드 이미지 실추 등 회사 존폐 여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기업의 경영고문 자체가 논란이 된 적은 이번이 처음으로, 황 회장에 대한 정치권의 퇴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게다가 현재 정치권에서는 KT의 시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지속된 악재로 KT의 경영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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